국내 1호 '청계천 하수처리장', 현장 역사관으로 재탄생
서울시, 국제설계공모 당선작 '최소의 개입' 공개
건축적 개입 최소화하고 외부공간엔 생태습지 … 2023년 5월 개관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13년 전 가동을 멈춘 뒤 이제는 기계소리도, 사람의 흔적도 사라진 국내 최초의 '청계천 하수처리장'이 오는 2023년 그 때 그 시절 하수처리 현장을 직접 보고 체험하는 현장 역사관으로 다시 태어난다.
서울시는 옛 청계천 하수처리장 일대를 역사·문화 공간으로 재생하는 '청계하수역사체험관'의 밑그림인 국제현상설계공모 당선작 '최소의 개입(VANISHING ACTS·㈜건축사사무소 토도·대표 김재윤)'을 22일 공개했다.
청계천 하수처리장은 1962년 건설 계획이 수립됐지만 재정 여력이 없어 AID차관협정(350만달러)을 통해 1970년 착공, 1976년 준공됐다. 이후 단계적으로 시설이 증설돼 2005년 '중랑하수처리장'으로 이름을 바꾸고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2007년 중랑하수처리장 고도처리 및 현대화 사업으로 청계천하수처리장은 대부분 철거(지하화)됐고, 당시 존치된 유입펌프장과 유입관로만 가동을 멈춘 채 남아 있다.
당선작은 산업화 시대의 유산이자 국내 최초라는 역사적 가치를 지닌 건축물 그 자체를 역사문화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가치를 보존하는 절제된 콘셉트'를 제안했다.
핵심시설인 하수펌프장(984㎡)은 건축적 개입을 최소화해 원형을 최대한 보존한다. 건축물 내부를 관통하면서 하수펌프장의 단면을 체험하고 작동 시스템을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역점을 뒀다.
하수펌프장 내부엔 구름다리 형태의 관람동선이 놓이고, 기존 건축물이 가지고 있는 공간 특성과 자연이 만나 색다른 즐길거리를 만들어낸다. 천장 틈새에서 들어오는 빛의 줄기, 기계로 가득 찬 어두운 곳에서 지하수가 반사하는 빛의 잔물결, 유입관로를 통해 올라오는 시원한 바람소리를 느끼며 이곳이 물의 통로였음을 알 수 있다. 입구에 신축되는 방문자센터엔 카페, 기념품샵, 수유실 같은 편의시설이 들어선다.
외부공간(1만1500㎡) 일부엔 펌프시설로 스며들어 고이는 지하수를 끌어내 생태습지를 조성, 방문객들에게 편안한 휴식공간을 제공한다.
이번 국제현상설계공모는 국내·외 총 23개 팀이 참여한 가운데 약 4개월간 진행됐다.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가 지난 9월 1차 심사로 5개 팀을 선정하고, 11월 2차 심사를 통해 만장일치로 최종 당선작을 선정했다. 심사 과정은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다.
심사위원장 이은경 이엠에이건축사사무소 대표는 "산업시설의 문화공간화에 대한 가장 절제된 제안과 미래의 가능성을 제시한 작품"이라며 "구축적 행위로의 집중을 통해 오히려 산업시설 내외부로 자유로운 방문과 각 장소에 대한 만남을 유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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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당선팀과 함께 내년 8월까지 기본·실시설계를 마무리하고, 2021년 11월 착공해 2023년 5월 개관한다는 목표다. 장기적으로는 등록문화재 등록을 검토해 근대산업유산의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고 홍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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