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소통 채널 가동…이인영, 페리 전 국방장관 면담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서욱 국방부 장관이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회의 도중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서욱 국방부 장관이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회의 도중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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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새로 들어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를 '클린턴 3기'로 유도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가운데 이를 위한 다방면의 한미 소통채널이 속속 가동되기 시작했다. 특히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부 장관의 면담이 눈길을 끈다.


18일 통일부는 이 장관이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장관실에서 페리 전 장관 및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과 함께 화상 간담회를 한다고 밝혔다.

페리 전 장관은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1998년 대북정책 조정관에 임명돼 당시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로 촉발된 한반도 위기를 재평가한 뒤, 1999년에 대북 협상을 건의한 이른바 '페리 프로세스(페리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직접 대북 협상을 주도하며 북·미관계 해빙기를 이끈 인물이다.


페리 프로세스는 북한이 미사일과 핵 개발 중단 등의 조치를 취할 경우 3단계에 걸쳐 경제적 보상과 북·미관계 정상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에 나서는 것이 핵심 내용이었다. 페리 전 장관은 1999년 5월 북한을 방문했고, 당시 국무장관 매들린 올브라이트는 평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났다. 북·미수교가 눈앞에 보이는 듯 했으나 조지 W 부시 정권이 들어서며 페리 프로세스는 가동을 멈췄다.

페리 프로세스는 한국 정부의 대미소통과 설득이 미국의 대북정책을 극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로도 해석된다. 페리 전 장관은 1994년 1차 북핵위기가 발생했을 때, 전면전을 감수하고 영변 핵시설을 폭격해야 한다고 주장한 매파였다. 페리 전 장관이 한국을 찾았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직접 그를 만나 1시간 넘게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임동원 당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도 미국으로 날아가 페리를 끈질기게 설득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이 장관은 지난달 말 방한했던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와도 면담했다. 바이든 당선인이 상원 외교위원장이던 시절 보좌관을 지내 바이든 측 인사로 분류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미국 차기 행정부 측 인사들과는 기회가 되는대로 다양한 채널 통해서 소통해 나가려고 한다"면서 적극적인 한미 소통채널 관리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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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그간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기조가 '클린턴 3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드러내왔다. 이 장관은 지난달 23일 국정감사에서 "(바이든 당선 시 차기 정부가) '클린턴 3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며 "그런 정책들이 합리성이 있으니 주목해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9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미국 민주당 정부는 한국의 민주당 정부와 평화프로세스를 긴밀히 공조하고 협력해온 경험이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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