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지원하고 보자" 취업 절박한 청년층, '묻지마 지원'도 [허미담의 청춘보고서]
구직자 2명 중 1명 '묻지마 지원'
극심한 취업난에 '구직단념자' 증가
전문가 "우울감 벗어나기 위해 스트레스 해소법 찾아야"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편집자주] 당신의 청춘은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습니까. 10대부터 대학생, 직장인까지 '청춘'들만의 고민과 웃음 등 희로애락을 전해드립니다.
"일자리가 없으니까 닥치는 대로 지원하는 수밖에 없죠.", "어떤 직무든 취업하기만 하면 소원이 없겠어요."
최근 기업들의 채용공고에 무조건 지원하는 이른바 '묻지마 지원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취업문이 좁아지다 보니 기업 규모나 직무와 관계없이 오로지 '취업'만을 목적으로 지원해나가는 모습이다.
특히 코로나19로 기업들이 채용을 잇달아 연기하거나 취소하면서 구직자 중 일부는 무력감에 빠져 아예 구직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전문가는 구직자들이 우울감을 벗어나기 위해선 스트레스를 완화할 자신만의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신을 '묻지마 지원자'라고 밝힌 취업준비생 김모(25)씨는 "원래 마케팅 분야에 취직하고 싶었는데, 요즘 일자리가 없다 보니 공고가 뜨는 대로 지원서부터 넣고 있다"면서 "올 하반기가 되면 채용시장이 더 나아질 줄 알았지만, 오히려 더 악화하는 것 같다. 채용시장이 나아질 기미도 보이지 않고, 이대로 가다간 더 취업하기가 어려워질 것 같아서 아무 곳이나 일단 넣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처럼 자신이 원하는 직무가 아님에도 취업만을 목표로 여러 직장에 지원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잡코리아가 올 하반기 신입직 구직활동을 한 구직자 1415명을 대상으로 '입사지원 유형'에 대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절반 정도인 50.5%가 '묻지마 지원, 문어발식 지원(최대한 많은 곳에 지원)'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막막한 마음에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일단 여기저기 입사지원서를 넣었다(76.4%) ▲기업들의 채용공고가 적어서 일단 보이면 무조건 지원(39.4%) ▲취업 공백 기간을 줄이기 위해서(17.7%) ▲어떤 기업, 직무가 나와 맞는지 모르겠어서(14.1%) ▲이미 취준생 다수가 묻지마 지원을 하고 있어서(13.3%) ▲인·적성, 면접전형 등을 경험해 보기 위해서(10.3%)’ 등의 이유로 최대한 많은 곳에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코로나19 여파로 얼어붙은 고용시장과 연관 있다. 통계청이 지난 11일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실업률은 3.7%로 1년 전보다 0.7%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청년층 실업률은 8.3%로 2018년 10월(8.4%)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았다.
이렇다 보니 일부 구직자들은 연이은 취업 실패에 낙담하면서 결국 '취업 포기'를 선언하고 있다.
서울의 한 대학교를 졸업한 박모(27)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을 원했다. 그래서 자격증이나 어학 성적 등도 남들에 비해 더 열심히 준비했었다"면서 "그런데 올해 코로나19 때문에 일정이 다 어그러졌다. 일자리가 안 나오는데 어떻게 지원하냐"고 하소연했다.
이어 "이제껏 준비한 게 다 수포로 돌아간 것 같다. 모든 것에 무기력해졌다"면서 "올해까지만 쉬고 내년부터 다시 취업에 도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구직단념자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구직단념자는 일할 능력이 있고 취업을 원하며 최근 1년 이내에 구직활동을 한 경험도 있으나 알맞은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등 노동시장 상황 등의 이유로 지난 4주간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이들을 뜻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단념자(61만7000명)는 2003년 통계 기준 변경 이래 최대였다.
전문가는 구직자들이 무력감 등을 벗어나기 위해 스트레스를 완화할 자신만의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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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취미생활 등 자신에게 맞는 생활 패턴을 만들어서 이겨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전거를 타거나 조깅을 하는 등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고, 음악을 듣거나 자신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책을 읽는 것도 해소법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에게 맞는 취미생활·자기계발을 찾아서 시간과 돈을 어떻게 할애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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