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어부' 느는데 낚싯배 안전의식은 제자리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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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지난달 중순 아내와 함께 전북 군산서 주꾸미 낚싯배를 탄 박상연(31)씨는 다시는 낚싯배를 타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구명조끼조차 지급하지 않는 등 허술한 안전의식 때문이었다. 박씨는 "구명조끼는 어창에 구비만 해 놓고 낚시하기에 거추장스럽다며 지급조차 안했다"며 "승선자명부 조차 제대로 작성하지 않는 사람이 꽤나 됐다"고 설명했다. 선박은 출항 전 승객들의 이름, 주소, 비상 연락처 등을 빠짐없이 기재한 승선 명부를 해경에 제출해야 하지만 선박 탑승 인원을 더 늘리려 승선 명부 기재까지 누락하는 업체도 있다는 것이다. 박씨는 "낚싯배들의 안전불감증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두번 발걸음하는 낚시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낚시 등 해양 레저는 오히려 성업 중이다. 한해 낚싯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는 인구가 500만명을 바라보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낚싯배 이용객은 2016년 343만명에서 2019년 482만명으로 늘었다. 특히 9~11월은 제철 해산물인 주꾸미, 갑오징어 등을 잡으려는 낚시 이용객들이 바다로 모여드는 시기다. 보령해경에 따르면 올해 9∼10월 보령 앞바다를 찾은 낚시객들은 지난해보다 7%가량 증가했다.

여가 시간 바다와 낚시를 즐기려는 '도시어부'는 크게 늘고 있지만 낚싯배들의 안전의식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31일 한 낚싯배 충남 태안군 안면도 인근 대교의 교각을 들이받아 3명이 숨지고 19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달 20일에는 경남 창원 진해만에서 갈치와 문어를 잡던 낚싯배가 '명당 자리'를 놓고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중앙해양안전심판원 통계 연보에 따르면 동력어선 해양사고는 2015년 1621건에서 지난해 2134건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사고 원인으로는 경계 소홀이나 선내 안전 수칙 미준수 등 부주의가 가장 많이 꼽힌다. 특히 최근 들어 낚싯배 운영이 늘어나면서 좋은 '포인트'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화를 부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낚시객이 몰리는 주말에 물고기가 잘 잡히는 지역을 선점하기 위해 이른 새벽 빠른 속도로 무리한 운항을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령 사고 역시 속도를 높인 탓에 교각을 미처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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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낚시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안전 대책은 다소 미흡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어선도 지나치게 빨리 달리면 단속할 수 있는 안전 규정 필요성 등을 강조한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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