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중대재해법보다 산안법 개정 추진…장철민 의원 곧 발의
기업 대표 안전보건 의무 분명히 부여하고 과징금 상향
정의당·노동계 주장하는 중대재해법과 '다른 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국난극복 K-뉴딜위원회 경제본부 간담회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소상공인의 날을 맞아 열린 이번 간담회에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성윤모 산업부 장관 등 관련 장관들과 김경배 한국지역경제살리기 회장, 하현수 전국상인연합회 회장 등 주요 소상공인 연합회장들이 참석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기업 대표에 형사 책임을 묻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 제정안보다는 기존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을 개정하는 방향으로 당론을 모으고 있다. 정부와도 이런 틀에서 협의 중이다. 기업 책임자의 안전 관리 의무를 보다 분명히 명시하고, 과징금 상향 등 금전적 불이익을 강화해서 산업재해를 실효성 있게 줄여나갈 수 있다는 시각이다. 중대재해법의 경우 위헌 소지가 있다는 점도 고려하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장철민 민주당 의원은 5일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대표이사에게 안전 보건 의무를 구체적으로 부여하고, 금전적인 압박을 받을 수 있는 강화된 과징금 체계를 만드는 것을 골자로 산안법 개정안을 준비 중"이라며 "거의 마무리 단계로 늦어도 다음주 중에는 발의할 것이다. 당의 요청으로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결과적으로는 당의 주된 법안이 될 것이며, 노동부와도 같은 방향성을 갖고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는 초점이 조금 다르다"면서 "당과 노동부가 모두 처벌 그 자체가 목적이 되서는 안 되고 산업재해를 막을 수 있는 기업의 유인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경영자에 대한 의무가 불확실하면 실제 처벌이 어렵고 위헌 소지가 있으며, 실질적인 재해 방지 효과도 낮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도 "당 내에서 중대재해법안을 준비 중인 의원도 있지만, 사실상 당론은 장철민 의원의 산안법 개정안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지난 9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해마다 2000여 명의 노동자들이 산업현장에서 희생되신다"면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이 그 시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지난달 27일에는 "중대재해기업 처벌법, 그 취지를 살리는 대원칙을 지키면서 다른 관련법과 병합 심의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결국 산안법 개정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이 지난 6월 발의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안은 기업에 위험 방지 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위반해 사망 사고가 났을 때는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에게 3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000만~10억원 벌금, 상해 사고의 경우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에 처하는 등 내용을 담고 있다. 사업주나 법인 또는 기관에 손해액 3~10배의 징벌적 배상책임도 묻는다.
재계는 기업에 대한 과잉처벌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지난달 23일 국회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산재 예방 효과의 증대보다는 과잉처벌 우려로 사고 발생 시 잠재적 범죄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만 증대시키고, 최고경영자(CEO) 기피 현상까지 초래하는 등 기업의 경영활동만 위축시킬 우려가 크다"면서 "더 이상 처벌 강화 중심의 입법은 지양하고, 사업장 내 역할과 책임에 걸맞는 체계적인 사전예방 안전관리 시스템 정착과 산업현장 특성에 따른 심층적·전문적인 예방체계 구축 및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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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중대재해법 제정을 역점 추진하고 있는 정의당과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계는 산안법 개정 방향에 강력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회는 4일 국회 앞에서 농성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비대위원들이 삭발식을 갖기도 했다. 김종철 정의당 대표는 최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민주당에 대해 "개혁 시늉만 한다"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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