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트럼프발 고립주의의 연장이냐, 새로운 관계 재정립이냐. 지난 4년간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체제에서 분열과 갈등, 밀월과 동맹 등 엇갈린 모습을 보여왔던 주요국은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 대선 결과를 숨죽인 채 지켜보고 있다. 이번 선거가 국제사회 역학구도를 뒤바꿀 전환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간 가디언, 텔레그래프 등 주요 외신들은 이날 미 대선 후보의 선거 불복 가능성에 주목하며 마지막 유세 상황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프랑스 주요 매체인 르피가로는 '아메리칸 서스펜스'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월드컵 결선을 제외하면, 미국 대선에 버금가는 전 세계적 서스펜스가 없다"고 평가했다. 이탈리아 일간지인 라 레푸블리카 역시 "전 세계가 투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체제에서 무역정책부터 기후변화까지 사사건건 맞붙었던 프랑스, 독일 등 서유럽 중심의 이른바 '대서양 동맹' 국가들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로 확연하게 기울어진 모습이다. "미국 우선주의가 미국을 외롭게 만들었다"고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비판해 온 바이든 후보가 취임 직후 파리기후변화협약 재가입, 세계보건기구 탈퇴 절차 중단 등 다자주의에 기반한 동맹 복원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독일의 하이코 마스 외무부 장관은 "그동안 중국, 러시아, 유럽연합(EU)이 미국의 최대 적으로 묘사되는 것을 들어야만 했다. 이런 일은 끝나야 한다"며 대선 이후 새로운 관계 구축을 시사했다. 독일 매체 디웰트는 "많은 미국인과 대서양 너머 사람들(유럽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을 악몽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즈(NYT) 역시 "유럽에서는 재선에 성공한 트럼프 대통령이 고삐가 풀린듯 극단적으로 행동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팽배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 '영국 트럼프', '남미 트럼프'로 불리는 보리스 존슨 총리, 자이르 보우소나르 대통령이 집권 중인 영국, 브라질 등은 트럼프 대통령 재선 시 밀월관계가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영국의 경우 브렉시트를 적극적으로 지원한 트럼프 대통령이 물러날 경우 미영 무역협정이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는 복잡한 속내도 엮여있다. 동유럽 국가들 역시 러시아와의 관계를 고려해 바이든 후보보다 트럼프 대통령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트럼프 행정부의 친(親)이스라엘 정책으로 혜택을 누려온 이스라엘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강하게 원하는 국가로 손꼽힌다. NYT는 "이스라엘인들에게 미 대선 투표권이 있다면 붉은색(공화당 상징색)이 가장 진하게 칠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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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경우 어느 쪽이 당선되더라도 부담스러운 과제에 직면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 재선 시 미일 관계에는 큰 변화가 없으나, 미군 주둔비 증액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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