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금통위 '전세대란' 우려…재정이슈엔 적극적 의사표현 주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최근 급등한 전세가격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정부의 확장적 재정은 불가피한데, 한은이 독립성을 지키면서 어떻게 정부 정책과 어떻게 발을 맞춰나갈지에 대한 고민도 드러냈다.
한은 "전세가격 불안 당분간 지속"…금통위 "전세자금대출 면밀히 살펴야"
3일 한은이 공개한 '2020년 제22차 금통위 의사록(10월14일 개최)'에 따르면 상당수 금통위원들이 전세가격 불안에 대해 의견을 냈다. 한 금통위원은 "전세가격이 매매가격 못지않게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일 뿐 아니라 거시경제와 금융부문과의 연계성도 높다"며 관련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전세가격 상승은 주거비를 올려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전세자금대출이 늘어나는 요인으로 작용해 가계부채 문제를 부각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은 관련부서에서도 주택매매시장의 경우 거래량이 줄고 가격 상승률도 다소 둔화했지만, 전세시장에서는 수급불균형 우려로 가격 상승률이 크게 높아졌다고 답변했다. 또 이와 같은 전세가격 불안은 수급과 관련한 우려가 진정될 때까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전세자금 대출이 대부분 보증부 대출인 만큼, 가계의 채무상환능력 문제를 넘어 정부의 재정부담과 관련된 이슈로 볼 여지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가계부문의 상환능력보다는 보증기관의 상환능력과 보다 깊이 연관돼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 위원은 "전세자금대출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출의 부실 가능성이나 상환부담 등의 관점에서 전세자금대출을 어떻게 바라보고 평가하는것이 바람직한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세거래량은 줄고 있는데도 전세자금대출이 계속해서 증가하는 것은 결국 전세가격이 오른 것과 관련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은 관련부서에선 최근 전세가격의 오름세가 확대된 점, 적용금리 수준이 여타 대출에 비해 낮은 점 등을 감안할 때 거래량이 큰 폭 감소하지 않는 한 전세자금대출의 증가세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답했다. 전세가격 급등과 관련해 미시적인 차원에서 다양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있었다. 거래가격대별로 세분화해 전세거래 동향을 살펴보는 식이다.
"한은 독립성 지키면서 재정정책 공조할 방안 찾아야"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의 효과, 한은이 중앙은행 독립성을 지키면서 정부 정책과 어떻게 협조할지에 대한 고민도 드러났다. 코로나19 여파에 내년에도 확장적 재정 운영이 불가피한데,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조화로운 추진은 더 중요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한 위원은 "재정정책이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보다 크게 확대된 상황인 만큼. 재정 이슈에 대한 한은의 의견을 보다 적극적으로 개진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다른 위원도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긴급대책이 국내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물은 뒤 "재정지축의 지속적 확대가 예상되는 상황에선 사후적 정책공조도 중요하지만, 재정지출이 경제성장에 보다 크게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당행이 보다 많은 관심을 갖고 사전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정부가 발표한 재정준칙에 대한 평가도 나왔다. 한 위원은 "일각에선 정부가 내놓은 재정준칙이 재량적 측면이 상당한 연성준칙으로 보는 반면, 다른 일각에선 적극적인 재정확대가 필요한 상황에 재정준칙 마련이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있다"며 "재정준칙과 이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입장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美대선 이후 돌발적 상황, 금융시장 단기적 충격 가능성 경계"
한편 3일(현지시간)부터 진행되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영향을 묻는 위원도 있었다. 관련부서는 "금융시장에서는 선거결과 자체보다는 선거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돌발적 상황이 금융시장에 단기충격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현재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승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개표 결과가 빨리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시장에선 불확실성을 경계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의 경제 성장세를 회복할 수 있는 시점에 대해서는 "8월 전망 기준으로는 내년 중에 지난해 4분기 수준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은은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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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해당 금통위원에서 위원들은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인 연 0.50%로 동결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는 만큼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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