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 윤석열 대망론이 위험한 이유
AD
원본보기 아이콘

박상병 정치평론가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의 주인공은 단연 윤석열 검찰총장이었다. 윤 총장은 그에 대한 호ㆍ불호와 관계없이 국민적 시선을 뺏기에 충분했다. 여권 지지층에서는 검찰개혁의 발목을 잡고 있는 '배신한 정치검사'로, 야권 지지층에선 살아있는 권력과 싸우고 있는 '반문재인 전사'로 상반된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야권 지지층의 관심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지난 달 22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 국정감사 현장은 한마디로 '윤석열의 시간'이었다. 민주당 의원들이 근거와 무관하게 '정치검사'로 딱지를 붙인 채 맹공을 퍼붓고 심지어 윤 총장 가족사까지 건드리며 대대적인 압박에 들어갔지만 윤 총장은 작심한 듯 특유의 거침없는 소신 발언을 쏟아냈다. 며칠 뒤 각종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윤 총장은 대부분 야권 대선주자들 가운데 압도적 1위, 전체 3위권으로 나타났다.


이를 계기로 이른바 '윤석열 대망론'이 다시 정치권 안팎을 강타하기 시작했다. 윤 총장이 국감에서 '퇴임 후 국민에게 봉사하겠다'는 발언과 맞물려서 윤석열 대망론은 더 탄력을 받았다. 국민의힘이 윤 총장에게 러브콜을 보내며 차기 대선에서 희망의 불씨를 지피기 시작한 것도 이런 배경이었다. 그러나 과연 윤 총장이 차기 대선에 출마할 것이며, 출마 한다면 승산이 있는 것일까. 당파적 셈법이 아니라 '상식의 눈'으로 냉정하게 짚어 볼 일이다. 선거정치에서의 '상식'은 때론 바람에 날아가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상식은 대선 승패의 키를 쥐고 있는 중도층의 가장 강력한 무기이기 때문이다. 그 상식의 눈으로 볼 때 윤석열 대망론은 적절치 않을뿐더러 부정적이다.

첫째, '검찰총장 윤석열'과 '정치인 윤석열'은 달라도 너무 다를 것이라는 점이다. 검찰조직을 보호하려는 윤 총장, 이를 위해 청와대 권력과도 각을 세우는 결기는 '반문재인 진영'의 박수를 받기에 충분해 보인다. 그러나 그것뿐이다. 윤 총장이 검찰의 울타리를 벗어나 정치인 윤석열이 되는 순간, 자신의 '총체적 역량'을 국민 앞에 드러내야 한다. 외교ㆍ국방부터 노동과 복지, 심지어 전월세 대책 등 민생현안까지 자신의 입으로 말해야 한다. 하지만 공부할 시간이 없다. 단기 속성으로 공부한다고 해서 될 일도 아니다. 그 때 쯤엔 검찰총장 시절의 인기가 '거품'에 불과했음을 확인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둘째, 임기를 마치고 내년 7월쯤 대선 도전에 나선다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의 검찰은 윤 총장의 대선용 조직에 불과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 자칫 검찰조직 전체를 궤멸시킬 수 있는 '자폭'이 될 수도 있음을 윤 총장은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윤 총장이 대선에 나설까. 게다가 국민이 그런 윤 총장을 과연 대선주자로 받아들일까. 그리고 검찰 내부에서도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윤석열에게 힘을 실어 줄까. 국민은 바보가 아니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셋째, 윤 총장 가정사도 대선정국에서는 사적 담론에서 공적 담론으로 옮아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물론 별 일 없으면 문제 될 것도 없다. 그러나 세간에 논란이 되고 있는 처가 쪽의 문제 등에 대해 윤 총장 자신이 제일 잘 알 것이다. 물론 아직은 뒷얘기일 뿐이다. 그러나 언론과 여론의 속성이 어떤지는 윤 총장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생각보다 더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AD

이상의 세 가지 사실만으로도 최근의 윤석열 대망론은 거품이 잔뜩 끼어 있음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윤 총장 개인에 대한 독설이거나, 야권 지지층을 향한 악담이 아니다. 상식을 가진 국민의 눈으로 보더라도 윤석열 대망론은 일단 승산부터 없다. 아니 위험하다. 그렇다면 이를 모를 리 없는 윤 총장이 차기 대선정국에 나올 가능성도 그다지 높지 않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