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사태 책임 논란…"금융위 규제완화 책임"vs"금감원 감독 부실"
라임·옵티머스 사태 관련 금융당국 책임 전가 급급
갈등 풀려면 개편 작업 절실…금융사·소비자에 불똥 튈라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오른쪽)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6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라임ㆍ옵티머스 사태로 인해 금융당국을 향한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또 다시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번 사태의 원인을 놓고 금융위는 집안 단속조차 못한 금감원의 '관리감독 부실' 책임에 무게를 두면서 제재권한에 대한 고민에 들어갔다. 반면 금감원은 '사모펀드 규제 완화'를 실행한 금융위에 '원죄'가 있다며 강력 반발하는 모습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는 권력형 비리 게이트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라임ㆍ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의 책임론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금융당국의 감독이 부실했을 뿐 아니라 편의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재차 불거졌다. 야권에서는 라임ㆍ옵티머스 사태 전반을 수사할 특별검사 도입법까지 제출한 상황이다.
앞서 진행된 국회 정무위의 금융위, 금감원 대상 국감에서도 금융당국의 사모펀드 감독 실패 문제부터 정치권 인사 연루설 등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특히 내부 직원은 물론 출신 인사들의 연루 의혹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금감원에 감독 부실과 내부 통제 미흡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심지어 윤모 전 금감원 국장이 옵티머스 대표에게 수천만원대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까지 받으면서 금융감독 최고 기구로서 '금융 검찰'이란 별칭을 가진 금감원의 권위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해 정부의 경영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제재권한마저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금감원 징계권한 조정할까…부실 책임 떠넘겨 불만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2일 국감에서 "과거 관례적으로 은행 최고경영자(CEO) 문책경고는 금감원장한테 위임했었다"면서 "금융회사 임원 제재에 대한 근거를 금감원에 맡기는 것이 맞는지 절차적 정당성 등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은행 임원에 대한 중징계가 금감원장 전결로 확정된 것이 '절차적 제재'가 아닌 '관례적 제재'라는 의미로 금융위가 금감원의 금융사 임원 중징계 권한을 조정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금감원은 책임은 인정하면서도 비난의 화살이 금감원으로만 쏠리는 것에 대해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애초에 사모펀드를 육성해야 한다며 규제를 완화해준 것은 금융위인데 감독 부실의 책임을 금감원으로만 떠넘기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사모펀드 환매 연기 사례는 모두 2015년 규제 완화 이후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사모펀드 환매 연기 건수는 모두 361건이었다. 이 가운데 2011년부터 2017년까지는 단 1건도 없었고, 모두 2018년 이후 발생했다. 2015년 금융위가 사모펀드 투자 하한액을 5억원에서 1억원으로 낮추고, 운용사 설립을 인가에서 등록제로 바꾸는 등 규제 완화 이후 조성된 부실 사모펀드들의 만기가 돌아오면서 환매 연기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위·금감원 '해묵은 갈등'…근본적 개편작업 필요
금융위와 금감원의 책임 공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6월 은 위원장은 "과거 당국 조사에서는 운용사가 제출한 서류만 갖고 조사했다"면서 조사가 허술했던 점을 지적하며 사모펀드 전수조사 추진 계획을 내놓았다. 그러자 금감원 노조는 '방귀 뀐 놈이 성내는 꼴'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비난의 화살을 금감원으로 돌리고 금융위의 원죄를 덮으려는 얄팍한 술수"라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당시 금감원은 이 같은 노조의 강도 높은 비판 성명에 별도의 해명이나 입장을 내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두 기관의 갈등을 풀 수 있는 근본적 개편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갈등이 두 기관의 밥그릇 싸움에 그치지 않고 금융사나 금융소비자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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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금융사 관계자는 "현재 상황은 두 명의 시어머니를 모시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눈치만 봐야 하는 두 기관 간 갈등이 어떤 불똥으로 튀게 될 지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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