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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입양글' 논란, 잘못이지만…미혼모 보호 제도 개선 지적도

최종수정 2020.10.19 11:00 기사입력 2020.10.1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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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마켓에 "아이 입양합니다" 거래 글 논란
미혼모 범죄 문제…父 책임 강화, 편견 개선 필요
정치권 "비난 맞닥뜨린 여성 보호해야"
전문가 "미혼모, 미혼부 제도적 지원 필요"

지난 16일 중고 물품 거래 애플리케이션 '당근마켓'에 36주된 아이를 거래하겠다고 올라온 글./사진='당근마켓' 어플 캡쳐

지난 16일 중고 물품 거래 애플리케이션 '당근마켓'에 36주된 아이를 거래하겠다고 올라온 글./사진='당근마켓' 어플 캡쳐



[아시아경제 한승곤·강주희 기자] 20대 미혼모가 중고 물품 거래 앱 '당근마켓'에 아이를 입양하겠다는 글을 올려 비난이 쏟아지는 가운데 미혼모에 대한 편견과 홀로 아이를 양육하기 어려운 환경 등을 개선하기 위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있다.


미혼모가 제대로 자립할 수 있도록 사회적 지원이 절실하다는 여론이다. 전문가는 미혼모, 미혼부에 대한 제도적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앞서 지난 16일 당근마켓 서귀포시 지역 카테고리에는 '아이 입양합니다. 36주되었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이불에 싸인 아이의 모습이 담긴 사진 2장도 함께 게시되어 있었으며 거래 금액으로 20만원이 책정되어 있었다.


해당 게시글을 본 또 다른 이용자가 글 작성자에게 입양을 보내려는 이유를 묻자 "아이 아빠가 곁에 없어 혼자 키우기 어렵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을 올린 미혼모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기 아빠가 없는 상태로 아이를 낳은 후 미혼모센터에서 입양 절차 상담을 받게 돼 화가 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A씨는 해당 게시글에 '36주 아이'라고 작성했지만, 실제로는 지난 13일 제주의 한 산부인과에서 아이를 낳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가 무직 상태이며 아이 아빠의 소재가 불분명하고 경제적으로도 양육이 힘든 상황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A씨가 아기를 입양 보내는 조건으로 20만원의 돈을 받겠다고 한 점 등을 토대로 아동복지법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이 같은 사실 알려지자 온라인상에서는 A씨를 비난하는 여론이 쇄도했다. 누리꾼들은 "어떻게 엄마라는 사람이 자기 아이를 20만원에 판다는 생각을 할 수가 있나", "물건도 아니고 당근마켓이라니 애는 도대체 무슨 죄냐", "이유가 어떻든 정말 매정하고 무서운 사람", "생명경시에 대한 죗값 반드시 물어야 한다" 등 A씨를 비난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미혼모에 대한 편견적 시각과 이러한 범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는 사회 환경 등을 문제로 지적하기도 한다. 직장인 이모(27)씨는 "저 여성이 한 행동은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주변의 도움 없이 혼자 아이를 책임져야 했을 산모가 안타깝다"며 "미혼모 범죄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여성을 향한 비난, 여성에게만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큰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한 조사에 따르면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출산을 하게 될 경우 아이 양육을 책임지는 것은 남성보다 여성 비율이 현저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6년 통계청이 발표한 '2016 인구주택총조사'에서 18세 이하 자녀를 양육하는 미혼모, 미혼부 3만3108명 중 미혼모의 비중은 72.3%(2만3936명), 미혼부는 27.7%(9172명)로 집계됐다.


또 미혼모들은 아이를 양육하는 과정에서 경제적·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지난 2018년 미혼모 35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양육미혼모 실태 및 욕구' 결과에 따르면, 미혼모의 월평균 소득액은 92만3000원으로, 한 달 수입이 100만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응답자의 61.6%는 '근로소득이 없다'고 응답했으며, '소득이 전혀 없다'는 응답도 전체의 10.0%를 차지했다. 아이 부의 경우 출산 및 양육에 대해서는 인지(출산 인지 88.9%, 양육 인지 85.5%)하고 있으나, 부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는 비중은 11.7%에 그쳤다. 응답자 중 77.2%가 산후우울증을 경험했다고 답했고, 양육으로 인한 우울증 또한 73.5%가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응답자들은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개선하기 위해 '미혼부의 법적 책임 강화'(50.7%)가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다. 대부분의 미혼모는 혼자 아이를 양육하는 과정에서 경제적 어려움 등을 겪고 있으며,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미혼부에 대한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 내에서도 미혼모를 보호할 제도 마련 등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분노하는 분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비난하기보다 사회가 도와주는 것이 먼저"라며 "혼자서 키울 수 없다면 입양절차 등 우리 사회가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이어 "두려움과 막막함 속에서 사회적 비난까지 맞닥뜨린 여성에 대해 보호와 지원을 하겠다"며 필요한 경우 심리적인 치료도 제공하고 제도를 개선할 점도 찾아보겠다"고 덧붙였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변호사 시절, 만삭 여성이 남자는 외면한 상황에서 어찌할 바 몰라 상담하러 온 경우를 여러 번 경험했다"며 "출산 후 인지청구, 친권자 및 양육자 지정과 양육비 청구, 이후 양육비 추심까지 모두 갓난아기를 키우는 여성의 몫으로 남겨졌다. 홀로 아이를 키우는 건 가히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아이를 만든 것은 남녀 공동의 행위 결과이다. 남자의 책임도 함께 논해야 한다"며 "집도 직장도 보조양육자도 없는 경우는 쉼터에서라도 안정적으로 자립할 때까지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그것이 여의치 않아 입양을 보내기로 결심했다면 그 절차를 도와줘야 한다. 현행제도의 전반적인 문제점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는 미혼모, 미혼부에 대한 제도적 지원, 정책 등의 교육이 필요하며 남성, 여성 모두 임신과 출산에 대한 책임을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의 변호사(이은의 법률사무소)는 이번 논란과 관련해 "미혼모의 행동에 대한 비난이 있고, 한편으로는 오죽하면 이런 짓을 했겠나라는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번 사건은 우리 사회에서 미혼모가 그만큼 궁박한 상태에 놓여져 있다는 사실, 또 그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제도적인 지원 정책에 다가가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이어 "아이를 혼자 출산했을 때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이용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게 없다. 미혼모가 그러한 지원 정책에 다가가기 쉬웠다면 그런 글을 올리지 않았을 것"이라며 "미혼모를 비난하기에 앞서 사회경제적으로 출산과 양육이 용이하지 않은 상태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게 어떤 것이 있는지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고, 남성과 여성 모두 임신과 출산에 대한 책임을 돌아봐야한다"고 강조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강주희 인턴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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