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은행 잔액 추이 보니
2주간 76억 증가 그쳐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김민영 기자] 전셋값 상승에 맞물려 폭증하던 주요 시중은행 전세자금대출이 이달 들어 급격히 줄어들었다. 10월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대출이 급감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전세 매물을 찾는 것 자체가 어려워진 데다 임대차3법에 따른 계약갱신청구권 행사로 신규 전세거래 수요가 끊긴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전세거래 실종에 과속하던 은행 대출 이례적 급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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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ㆍ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이달 14일 기준 전세대출 잔액은 99조8113억원으로 지난달 말(99조8037억원)에 대비해 76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아직 2주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이지만 최근의 증가세를 고려하면 대출거래가 아예 없는 수준이라고 할 정도로 낮은 증가폭이다. 14일 기준 잔액이 지난달 말보다 5000억원 가량 쪼그라든 곳도 있다.

지난달 5대 은행의 전세대출은 8월 대비 2조6734억원 불어나 올해 들어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6월과 7월 각각 1조7374억원, 1조9923억원 늘어난 데 이어 8월에는 2조4007억원까지 불어났다. 이달을 기점으로 5대 은행 전세대출 잔액이 100조원을 크게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됐던 배경이다.


은행 관계자는 "매우 이례적인 흐름"이라면서 "전세 거래가 그만큼 적었던 것 밖에는 설명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전세계약을 체결하고 잔금을 치르기까지의 시차를 감안하면 올 봄부터 여름 사이에 이뤄진 계약에 따른 대출이 지난달까지 반영되고 이후로 흐름이 끊긴 것으로도 보인다"고 했다.

계약갱신청구권 행사 등 영향 분석

여기에는 임차인들의 적극적인 계약갱신청구권 행사가 무엇보다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7월31일부터 시행된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은 계약 기간 종료 6개월 전부터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와 주택금융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전세보증금 공적보증 갱신율은 59.3%로 파악됐다. 전월(50.3%)에 비해 9%포인트 뛰어올랐다. 서울의 갱신율은 60.4%로 높아져 올 들어 처음으로 60%를 넘어섰다. 전세보증금 공적보증은 세입자의 금융기관 전세대출 보증을 주택도시보증공사와 주택금융공사가 책임지는 보험이다.


전월세의 경우 신고 의무가 없어 계약 상황이 통계에 잘 잡히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 계약갱신 사례도 상당히 많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런 가운데 전세 거래량은 최근 급감을 거듭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8월 전세거래는 1만7864건으로 지난해 8월(2만905건)에 견줘 14.5% 줄었다. 지난달 전세거래는 1만2985건으로 지난해 9월(1만9045건) 대비 33.8% 감소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계약은 5055건으로 서울시가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1년 이후 최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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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매물이 부족해지면서 전셋값이 상승할 것이라는 심리는 약 5년만에 가장 높게 나타났다.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의 '9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전세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23.9를 기록했다. 2015년 10월 127.8을 기록한 이후 최고치다.


서울은 131.0을 기록했다. 전월(132.6)에 견주면 1.6포인트 내려섰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다. 심리지수는 95 미만이면 하강국면, 95 이상 115 미만이면 보합국면, 115 이상이면 상승 국면으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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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세 상한제에 따라 임대료 증액 상한이 5%로 묶인 것도 전세대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보증금을 올리더라도 증가폭이 그리 크지 않다면 보유중인 현금을 활용하거나 신용대출을 이용하는 경우도 많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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