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비핵화 협상 나서야" 촉구
즉각적인 비방은 피해
언론과 전문가들, 신형 ICBM 규모ㆍ대미 메시지에 주목
대선 앞두고 발사 아닌 열병식 공개로 도발 피해
'美 대선 영향 제한적' 평가 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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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미국 국무부는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한 것과 관련해 강한 유감을 드러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행보에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국무부 관계자는 10일(현지시간) 북한이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과 신형 ICBM을 공개한데 대한 입장을 묻는 아시아경제의 질의에 "북한이 금지된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 우선 순위를 두는 것은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대로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기존의 대화를 통한 협상 원칙론을 고수했다.


미 국방부도 북한이 열병식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신형 무기를 공개한 데 대해 "우리는 열병식과 관련된 보도를 인지하고 있으며 우리의 분석작업이 진행 중이며, 이 지역의 동맹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무부와 국방부의 반응은 북한이 선보인 신형 무기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있기 전에는 신중한 접근을 한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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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이번 열병식에서 신형 ICBM과 잠수함발사탄도 미사일을 공개했다. 다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 미국을 직접 거론하지 않은채 "군사 억제력을 선제적으로 쓰지 않겠다"고 강조하면서도 "우리를 겨냥 시 총동원해 응징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무부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미국에 대한 적대적 의도를 자제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북한의 행동이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가 아니라는 점에서 미국을 크게 자극하지는 않은 것이란 설명이다.

전문가들, 북의 미사일 개발 여전하지만 도발 보다는 과시용...美도 크게 신경쓰지 않을 것

전문가들은 이번 ICBM이 기존에 비해 성능이 개선됐을 것이라고 평하면서도 도발보다는 과시용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열병식은 도발적이 아니라 과시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의 연설은 북한의 핵 무력을 자기방어로 규정했다"며 "분명한 메시지는 미국의 주장과 달리 북한 핵 위협이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걱정스러운 발전"이라며 "누가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되든 북한이 2021년 초에 새로운 ICBM을 시험 발사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외신들도 신속히 북한의 행보를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김 위원장은 발사까지는 가지 않고 노동당 기념일에 공개함으로써 미 대선을 앞두고 불필요하게 트럼프 대통령을 도발하지 않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다만 "ICBM 공개는 김 위원장이 미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든 앞으로의 회담에서 지렛대를 강화하려고 마음먹을 경우 미사일 시험 발사 능력이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미 안보 전문가들을 인용해 "ICBM을 비롯한 새 무기 공개가 미국에 큰 도발로 받아들여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신형 무기 공개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넘지 말아야 할 선인 '레드라인'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보이는 핵 및 ICBM 발사시험에는 이르지 않았다는 데 주목한 것이다.


북한이 열병식을 준비한다는 소식이 속속 전해지면서 미국 내에서는 북한이 ICBM이나 SLBM 시험 발사와 같은 고강도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일단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는 분석인 셈이다.


이는 북한 역시 새 무기 공개가 트럼프 통령의 재선에 타격을 주기보다는 대선 이후를 염두에 두고 북한의 무력 진전을 과시하면서 협상력 제고를 위한 지렛대 확보에 방점을 둔 결과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김 위원장은 열병식 연설에서 "자위적 정당 방위수단으로서의 전쟁억제력을 계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재차 확인하면서도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NYT는 "분석가들은 김 위원장이 미 대선을 앞두고 불필요하게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하는 것을 피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며 "이번 열병식은 대선에서 누가 이기든 향후 협상의 레버리지를 높이기 위해 미사일 시험발사 능력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일지 모른다"고 보도했다.


미 대선 앞두고 도발 수위 확대는 자제

미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북한이 행동에 나섰지만 선거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아 보인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대선판의 관심이 외교안보 보다는 코로나19 대유행 등 미국내 문제에 집중되고 있는 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타격을 줄만한 상황도 아니다.


AP통신은 "김 위원장은 미 대선을 4주도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열린 행사에서 미국에 대한 직접적 비판은 피했다"며 "많은 분석가는 북한이 미국 정부가 바뀔 가능성 때문에 대선 전에 진지한 협상이나 도발은 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CNN방송은 김 위원장의 대미 추가 조치가 미국의 대선 후에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국무부와 국방부가 즉각적인 비방을 삼가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트위터를 통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점이 이런 상황을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발코니에서 한 연설에서도 북한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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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재선에 성공하면 빠른 시일 내에 북한과의 협상을 마무리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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