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절 이어 한글날 집회도 경찰 차벽 설치
연휴 앞두고 광화문 인근 상인들 '막막'
경찰 "차벽 설치하되 시민 불편 최소화 방안 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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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김수환 인턴기자] "우리가 어쩔 도리가 있나요. 일단 가게 문을 열긴 해야 할 텐데…."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주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59)씨. 사회적 거리두기 이후 그나마 문을 닫지는 않을 정도로 버티던 그에게 광화문 차벽은 통곡의 벽으로 보인다. 당장 9일부터 시작되는 한글날 연휴를 앞두고 걱정이 태산이다. 지난 3일 개천절 때 경찰이 대형 차벽을 세워 집회를 통제하면서 김씨는 종일 가게에서 손님 구경을 못 했다. "한글날 연휴 장사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또 차벽을 친다네요. 일단 문을 열긴 할 거지만 눈앞이 깜깜합니다."

김씨뿐 아니라 인근 상인 대부분이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안 그래도 장사가 시원치 않은 데다 대규모 집회 때문에 연휴 대목마저 놓치게 생겼기 때문이다. 개천절 당시 경찰은 집회 차단을 위해 광화문 일대에 경찰 버스 등 차량 수십 대를 배치해 차벽을 세우는 조치를 했다. 인파 결집은 막을 수 있었지만 상인들은 막대한 손실을 봐야 했다.


세종로 인근에서 토스트집을 운영하는 50대 박모씨는 '한글날 장사가 어떨 것 같냐'라는 질문에 다짜고짜 기자를 길거리로 이끌었다. 박씨는 식당이 늘어선 종로구 당주동 방면의 한 사거리와 세종로 방면의 사거리를 손으로 가리키며 "차벽이 양방향에서 들어오는 모든 통로를 통제하는 바람에 개미 새끼 한 마리 없었다"고 개천절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서울시가 10월3일 개천절 집회에 대해 불허 입장을 이어가고 있는 2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과 세종로 일대에 불법집회 방지용 펜스가 설치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서울시가 10월3일 개천절 집회에 대해 불허 입장을 이어가고 있는 2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과 세종로 일대에 불법집회 방지용 펜스가 설치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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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방문한 광화문 일대 점포 17곳 가운데 5곳은 아예 한글날 문을 닫겠다고 했다. 영업을 할 것이라고 대답한 곳은 4곳이었고 나머지는 본사의 지침을 기다리거나 아직 결정을 못 했다고 전했다. 당주동에서 전골집을 운영하는 50대 김모씨는 "개천절 집회 때는 정말 한 푼도 못 벌었어요. 하도 손님이 없어서 중간에 문을 닫았는데 한글날도 비슷한 상황일 것 같아요. 그나마 손해를 줄이려면 아예 문을 닫는 게 나을 수도 있는데…"라고 했다.

서민의 한숨 소리는 차벽을 넘지 못하고 광장에는 정치적 논쟁만 치열하다. 보수단체 측은 차벽이 기본권을 침해해 위헌이라는 과거 헌법재판소 결정 등을 근거로 경찰을 비판하고 있다. 반면 경찰은 비례의 원칙을 지킬 경우 차벽을 세우는 것 자체는 위헌이 아니라며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과 서울시가 집회 금지를 통고하자 2000명 규모의 집회를 계획하던 8ㆍ15비상대책위원회는 서울행정법원에 집행 정지 신청을 내기도 했다. 법원은 8일 해당 신청을 심리해 이날 중으로 판단을 내놓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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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따르면 한글날과 오는 10일 서울 지역에 신고된 집회는 전날 낮 12시 기준 각각 1210건, 1193건이다. 경찰은 이 중 인원이 10명 이상이거나 집회금지 구역에 신고된 137건과 132건에 대해 금지 통고를 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김수환 인턴기자 ksh205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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