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성범죄, 가해자도 피해자도 10대…코로나 영향도
코로나로 학교 못간 아이들 쉽게 범죄 표적 돼
가해자도 10대…온라인서 친밀감 형성 후 범죄
전문가 "온라인도 '공간'이라는 인식 필요…규칙·법률 마련해야"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강주희 기자] 최근 10대들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성범죄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교육, 온라인 활동이 늘어나는 등 디지털 범죄 피해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사회적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전문가는 온라인 환경을 '하나의 공간'으로 인식하고 이에 따른 상식·규칙·법률 등의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서울시의 '찾아가는 지지동반자'는 지난 6일 경찰과 협조해 10대 학생을 대상으로 디지털 성범죄를 저지른 가해자 3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찾아가는 지지동반자는 서울시에서 지난해 9월부터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를 위해 마련한 상담 지원 시스템이다.
붙잡힌 가해자들은 게임이나 채팅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 공간에서 피해자들과 친밀감을 형성한 뒤 사진을 요구하고 협박하는 등 텔레그램 'n번방' 사건과 유사한 범죄 수법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 A양(11)은 게임 채팅창에서 말을 걸어온 한 남성과 지속해서 대화를 나누다 남성의 요구에 자신의 사진을 보냈고, 남성은 점점 더 수위가 높은 사진을 요구했다. A양이 사진 보내는 것을 거부하자 남성은 "네가 지금까지 보낸 사진들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 결국 A양은 남성이 요구하는 대로 지속적으로 사진과 영상을 전송했다. 일부 피해자는 가해자에게 전송한 사진으로 협박을 받은 뒤 성폭행까지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거한 가해자들은 모두 10대 중반~20대 초반의 학생들로, 코로나19 영향으로 등교를 못 하고 집에 있는 청소년들을 노리고 접근했다. 특히 찾아가는 지지동반자가 올해 3월 말 이후 신고받은 피해자 21명 가운데 5명은 13세 미만 아동이다.
스마트기기 보급이 보편화하고,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해 채팅, 게임 등 온라인 활동 잦아지면서 어린 청소년들이 디지털 범죄에 노출되기 쉽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찾아가는 지지동반자'에 따르면, 지원을 요청한 청소년 피해자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 초까지는 10명에 불과했으나, 3월 중순부터 8월까지는 2배(21명)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서울시의 피해 지원 건수도 74건에서 309건으로 4배 이상 늘어났다.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하기 시작한 2월~3월 이후 디지털 범죄 또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피해자뿐 아니라 가해자 연령 또한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붙잡힌 가해자들은 모두 10대 중반~20대 초반 남성으로 어린 연령대에 속했다. 앞서 지난 4월 n번방 사건의 피의자로 경찰이 검거한 221명 가운데 30%(65명)가 10대로 확인되기도 했다.
이렇다 보니, 디지털 범죄에 노출되기 쉬운 10대들을 보호할 사회적 안전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는 온라인 활동 증가에 따른 디지털 성범죄 급증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며, 온라인 환경에서의 상식·규칙·법률 등의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디지털 성범죄가 급증하는 원인이 코로나19 때문이라고 볼 수 있는 명확한 근거나 통계는 아직 나와있지 않지만, 비대면 활동, 온라인 교육 등이 늘어난 상황에서 디지털 성범죄가 더 쉽게, 다양한 방식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며 "코로나19와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서 대표는 "코로나로 인해 학생들은 온라인을 통해 집에서 교육을 받고 사람들과 소통 과정에서 메신저, 커뮤니티 등을 일상적으로 이용하기 때문에 디지털 성범죄에 쉽게 위협이 가해질 수 있는 환경"이라며 "이제는 온라인이 우리 생활에 더 편리하고 이로움을 주기 위한 수단이 아닌 오프라인 공간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공간'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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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아직은 온라인이 하나의 공간이라는 인식이 크지 않다. 디지털 성범죄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이러한 인식 강화가 필요하고 그 공간 안에서 지켜져야하는 상식, 규칙, 법률 등의 제도 등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주희 인턴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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