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민생 대신 선거'…"배럿 대법관 선거전 임명 집중"
퇴원 하루만에 좌충우돌 행보…지지자 결집 위해 대법관 임명 불붙여
경기부양 법안 협상 중단·코로나 위험성 축소 시도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퇴원하자마자 좌충우돌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입원 직후 경기부양법안 처리를 주문한 지 나흘 만에 입장을 180도 바꾼 것이다.
코로나19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언급한 데 이어 독감과 별 차이가 없다고 발언해 연일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TV토론 이후 선거전의 중심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넘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자 이슈를 선점하며 정국 주도권을 유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오후 트위터를 통해 "나는 협상팀에 (경기부양안) 협상을 대선 이후까지 중단하라고 지시했다"고 해 파장을 키웠다.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월터 리드 군병원 입원 중 경기부양법안 합의를 강조했던 것을 감안하면 전혀 예상치 못한 '깜짝 결정'이었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이 경기부양법안 합의를 촉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었다.
지난 7월 기존 경기부양법안의 효력이 종료된 후 미 의회와 백악관, 재무부는 추가 부양안 합의 노력을 해왔지만 그동안 결렬을 거듭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은 최근까지도 연쇄적으로 전화통화를 하며 합의 노력을 이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신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에게 시간을 끌지 말고 연방대법관 지명자 에이미 코니 배럿 임명에 완전히 초점을 맞춰 달라고 요청했다"고 언급했다. 선거 전에 더 무게를 두겠다는 의도다. 대법관 지명자 인준에 화력을 집중해 지지자들을 결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별도의 트윗에서는 "급진 좌파 민주당이 도움이 필요한 근로자들을 두고 게임을 벌이고 있다"고까지 주장했다.
민주당 측은 즉각 반발했다.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트럼프는 당신이 실직하거나, 폐업하거나, 학교가 문을 닫거나, 정리해고를 당하더라도 자신에게 중요하지 않다고 결정했다"고 비판했다. 협상의 당사자인 펠로시 의장도 "트럼프는 어린이들과 실업자들, 미국에서 열심히 일하는 가족들에게 진정한 지원을 하기를 거부한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중단 지시는 이보다 앞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추가 부양책 타결의 필요성을 강조하던 점에서 충격이 더욱 컸다는 분석이다.
파월 의장은 이날 전미실물경제협회 연례회의 강연에서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추가 지원이 없다면 경기가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현재 시점에서는 과도한 부양책이 초래할 위험성은 훨씬 적다"며 민주당 부양안에 더 무게를 뒀다. 그는 "불충분한 지원은 경기 회복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미국 가정과 기업들에 불필요한 경제적 어려움을 야기한다"고 역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 발언 기사를 리트윗하며 "진실"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의 선언은 일자리를 잃고 퇴거 위험에 처한 수백만 미국인에 대한 추가 지원 가능성을 죽여버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코로나19와 독감이 별 차이가 없다고 주장한 것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그는 트위터에 "백신이 있어도 매년 10만명 이상이 독감으로 죽는다. 우리는 코로나19처럼 독감과 함께 사는 것을 배워왔고 대부분 사람에게 훨씬 덜 위험했다"고 적었다. 미 언론들은 지난 10년간 매년 독감으로 사망한 미국인은 연평균 6만1000명이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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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이 독감과 비교하며 코로나19의 위험성을 낮게 평가했다"고 지적했다. 이 트위터 글에 대해 트위터는 경고문을 달았고, 페이스북은 아예 글을 차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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