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통일 30년의 아이러니…'동독이 서독보다 코로나19 피해 적어'
1990년 독일 통일에도 불구하고 격차는 여전
산업화, 인구 밀도 차이로 구서독 지역 확산세 적어
격차 덕에 상대적으로 코로나19 피해가 적다는 평가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독일 통일 30년이 지났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독일을 또다시 양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가 상대적으로 밀리는 구동독 지역의 피해가 구서독보다 오히려 경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 등 구동독 지역을 이루는 5개 주의 확진자와 사망자는 모두 구서독 지역 11개 주보다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의 코로나19 감염자는 인구 10만명당 75명을 집계됐는데, 이는 구서독 지역인 바이에른주의 7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의 집계에 따르면 독일 내 인구 10만명당 평균 코로나19 확진자는 360명 선이다. 특히 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의 주도인 슈베린에서는 코로나19 사망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WSJ는 구동독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적게 나오는 것과 관련해 과학적 연구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감염병학자나 경제학자, 정치인들은 모두 통일 이후에도 구동독과 구서독 사이에 남아 있는 차이가 주된 원인이 됐을 것으로 봤다. 아이러니하게도 상대적으로 구동독지역 주민이 구서독 지역 주민보다 잘 살지 못하고, 개발이 덜 됐다는 점이 코로나19 확산세에서 차이를 보였다는 게 주된 설명이다.
3일 독일 브란덴부르크주 포츠담에서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통일 30주년 행사를 치르고 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41년간 분단됐던 독일은 1990년 10월3일 통일을 맞았다. 통일 이후 독일은 경제력 등에서 격차를 보이던 동독을 재건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양측 간의 격차는 여전히 남아 있다. 독일이 통일 30주년에 맞춰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 수도 베를린을 제외할 경우 구동독 지역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독일 평균의 73%에 그쳤다.
인구 밀도도 차이를 보인다. 독일 통일 후 구동독 주민들은 일자리를 찾아 구서독 지역으로 떠났다. 이 결과 지난 30년간 220만명의 구동독 지역 주민이 구서독 지역으로 거처를 옮겼다. 같은 기간 구서독 지역의 경우 외국인 이민자들까지 더해지면서 540만명의 인구가 늘었다. 자연히 구동독 지역의 인구 밀도는 구서독 지역보다 현격히 낮아졌다. 인구 밀도가 낮을수록 감염 가능성은 낮아진다.
인구 밀도 외에 해외여행 여부도 코로나19 확산세와 관련이 있다. 구동독 지역 주민은 서독 지역 주민보다 해외여행을 덜 다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동독 지역 주민들은 해외여행을 다닐 정도로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독일은 올해 초 이탈리아 알프스 등으로 스키여행을 떠난 여행객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됐다.
문화적 요인도 있다. 구동독 지역의 경우 코로나19가 발생했을 때 대규모 집회를 제한하는 조치 등을 공격적으로 한 것 등이 효과를 봤다는 것이다. 이 외에 구동독 출신의 경우 내성적으로 자라왔으며, 정부의 개입 등에 순응하는 수준도 높다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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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을 끄는 점은 코로나19를 겪으며 구동독과 구서독 지역 사이의 경제적 격차는 되레 줄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피해가 상대적으로 덜한 구동독 지역의 경우 올해 경제가 -5.9%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독일 전체 경제성장률 전망치 -6.7%보다 한결 나은 수준이다. 독일 Ifo 경제 연구소는 "구동독 지역은 상대적으로 산업화가 덜 된 혜택을 일부 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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