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진영 기자] 가수 나훈아의 추석 특집 비대면 콘서트는 안방을 넘어 정치권까지 달궜다. 야권은 콘서트 중 발언을 두고 "현 정부를 속 시원하게 비판했다"고 했고, 여당은 "확대 해석"이라며 맞섰다. 명절 연휴동안 정치권을 달군 나훈아 발언의 진의는 무엇이었을까.
그는 지난달 30일 공연 도중 "KBS가 국민을 위한 방송이 되면 좋겠다"면서 "국민 때문에 목숨 걸었다는 왕이나 대통령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바로 여러분이 이 나라를 지켰다"고 말했다. 이 발언을 놓고 야당은 정부와 공영방송에 대한 비판으로 연결시켰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2일 화상 의원총회에서 "가수 나훈아가 우리의 마음을 속 시원하게 대변했다. 제1야당에 부과된 숙제가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여권은 이에 "아전인수식 해석"이라고 반발했다.
나훈아는 그 뒤로 말이 없다. 발언의 맥락과 취지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나훈아가 정치권 작심 비판을 하려고 15년 만에 방송에 나왔을까. 그는 "국제통화기금(IMF) 때도 나라를 위해서 집에 있는 금붙이를 다 꺼내 팔았다"면서 "대한민국 국민이 세계 1등이다. 분명히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을 향한 위로에 방점을 둔 듯 하다.
물론 그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답답한 심정을 은연 중에 토로했다.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가 생길 수 없다"는 발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나훈아는 '할 위(爲)' 대신 '거짓 위(僞)'로 정치하는 사람들을 칭했다.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 모두의 공과다. 이를 다시 "사실은 그 뜻이 아니라 국민 잘 살라고 하는 것이네" "너희 잘못이네"라고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 여당도 이를 오독이라고만 치부해서도 안 될 일이다.
공자는 "마음이 즐겁지 않으면 소리가 있어도 듣지 않는다. 마음이 화평해야 음악을 듣고 즐거울 수 있다"고 했다. 추석 안방은 즐겁게 들썩였는데, 정작 정치권은 웃지를 못한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유류비 폭탄에 휘청이는데…"오히려 좋아" 장기 수...
민심은 팍팍하다. 모 철학과 졸업생은 소크라테스 이름을 따 떡볶이 프랜차이즈를 차렸다. '문과 나오면 취업 못 한다'는 자조와 현실 비판이 섞인 이름이라며 화제를 모았다. 좋은 어른, 믿을만한 군사부 없는 세상에서 죽은 소크라테스라도 끌어오고 싶은 심정을 정치권은 읽지 못하는 것 같다. 해석마저 국민 몫으로 던져주지를 못하고 이렇게 봐 달라, 저렇게 봐 달라 할 뿐이다. 차라리 묻고 싶다. "테스형, 정치가 왜 이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