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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지옥에서처럼 비명 나오게 해주겠다"…산유국 군기잡기

최종수정 2020.09.18 12:49 기사입력 2020.09.18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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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둘아이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 장관
산유국 감산합의 이행 압박
오는 10월 OPEC+ 임시회의 가능성 나와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중동 산유국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트레이더들과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에 단단히 화가 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원유 수요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자 군기잡기에 나선 것이다. 다음달 특별회의 가능성도 열어놔 유가 부양을 위한 추가 대책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 장관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 장관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장관은 이날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OPEC 협의체인 OPEC+의 장관급 화상 공동감시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원유 선물시장과 관련해 "시장을 안절부절못하게 만들겠다"면서 "유가를 두고 개임을 벌이는 이들에게는 지옥에서처럼 비명이 나오게 해주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원유트레이더들을 상대로 공개 협박을 한 셈이다. 지난해 9월부터 사우디 석유 정책을 총괄하게 된 압둘아지즈 장관은 살만 사우디 국왕의 넷째아들로, 사우디 실질적 통치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이복형이다. 기술 관료가 맡아왔던 에너지부 장관을 왕가 실세가 맡아 임명 초기부터 주목을 끌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의 실세 장관이 원유 트레이더에 불만을 터뜨린 것은 감산에도 불구하고 유가가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40.97달러로 전날보다 2%(0.81달러) 올랐지만, 미국 허리케인에 따른 일시적인 영향이 크다. 유가는 지난 4월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까지 곤두박질한 이후 최근엔 30달러대에 머물고 있다. 그는 이같은 결과가 트레이더들이 시세차익을 노리고 시장 공급물량을 조절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는 이날 공동감시위원회에서 지난 4월 사상 최대규모의 감산에 따른 시장상황 등을 점검하면서 산유국들에 일침을 가했다. OPEC+내 감산 합의가 철저히 이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합의된 양보다) 더 많이 생산해놓고 합의 위반 사실을 감췄던 전술은 항상 실패로 끝났다"면서 "이런 위반은 성과를 내지 못한 채 평판과 신뢰만 끌어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감산 합의 위반한 나라는 자신들의 신뢰도만 떨어뜨리는 게 아니라 공동의 목표를 약화시킨다"면서 "시장과 OPEC+에 생산량과 합의 사실을 솔직하게 밝혀야 성과를 이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압둘아지즈 장관이 구체적으로 거론은 안 했지만, 아랍에미리트(UAE)가 감산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문제를 지적한 것으로 보고 있다. OPEC+는 올해 5월부터 하루 원유 생산량을 970만배럴 줄이기로 했었다. 이후 감산 규모는 770만배럴로 줄어들었지만, 줄곧 일부 국가에서 약속된 감산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UAE는 하루 245만배럴을 생산할 수 있도록 쿼터를 받았지만 이보다 42만배럴을 더 생산했다. 8월에도 249만배럴을 배정받았지만 52만배럴을 더 생산한 것으로 분석했다. IEA는 인공위성 등을 이용해 이런 생산량을 추론한 것인데, UAE는 이를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우디 "지옥에서처럼 비명 나오게 해주겠다"…산유국 군기잡기


합의 미이행 문제는 그동안 OPEC+에서 줄곧 제기된 문제다. 이와 관련해 OPEC+는 이라크, 나이지리아, UAE 등 감산 합의 미이행국을 대상으로 추가 감산에 나서 약속을 이행하도록 했다. 합의보다 더 생산한 만큼, 덜 시장에 공급하라는 것이다. OPEC+는 합의 미이행 벌충 기간을 해 연말까지로 확대했다.

압둘아지즈 장관은 OPEC+가 원유 시장 안정을 위한 추가 대책을 나설지는 추가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다만 소식통에 따르면 압둘아지즈 장관이 원유 수요 약세가 계속 이어지면 다음달에 임시 회의를 열 수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 OPEC+는 올해 11월30일에 이틀간 일정으로 정례회의를 열기로 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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