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 심화 속 위협받는 다자무역
영국도 내부시장법 내세워 '브리티시 퍼스트' 강조
태국, 중국산 철강에 35% 관세 부과

美, 캐나다산 알루미늄 月수입 7만t 제한…전세계로 퍼지는 '보호무역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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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경기 침체와 세계무역기구(WTO) 약화가 또다시 전 세계를 보호무역주의로 몰아가고 있다. 최근엔 미국 등 일부 선진국뿐 아니라 신흥국들까지 반덤핑 관세 조치를 강화하는 등 무역장벽을 높이기에 가세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보호무역 기조의 근본 원인으로 지적되는 미ㆍ중 간 패권경쟁이 완화되기 어려운 만큼 보호무역 기조는 더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들어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는 더욱 눈에 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16일(현지시간) 캐나다에서 수입되는 알루미늄에 대해 관세를 10% 인하하는 대신 월별 수입량을 7만t으로 제한하는 쿼타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미국의 대중 관세 부과를 국제규정 위반이라고 판결한 WTO에 대해 "WTO는 중국이 하고 싶은 대로 다하도록 내버려 뒀다"고 맹비난한 데 이어 또다시 보호무역을 자극한 것이다.

CNBC는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캐나다 정부가 미국의 알루미늄 관세에 대한 보복조치로 36억달러에 상당하는 미국의 전자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캐나다 정부는 해당 쿼타제가 캐나다와 협상한 내용이 아닌 일방적 발표라며 반발하고 있다.


미국은 또 국가안보를 명목으로 러시아에서 수입되는 우라늄을 2028년부터 자국 우라늄시장의 15%를 넘지 못하게 하는 쿼터제를 실시하겠다고 최근 결정하기도 했다.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우고 있는 것은 미국뿐만이 아니다. 영국은 앞서 유럽연합(EU)과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협정에 따라 EU의 관세조항을 따르기로 한 북아일랜드 지역에 대해 자국 관세법을 따르도록 하는 '내부시장법' 신설을 강행하고 있는데, 이 역시 보호무역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일부 외신에서는 '브리티시 퍼스트(영국우선주의)'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영국의 통합성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아랑곳 않고 있다.

보호무역주의는 신흥국으로 번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태국정부가 지난달부터 중국산 철강 제품들에 대해 35.67%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인도 정부도 지난달 말부터 TV와 타이어에 대한 수입 제한 조치를 강화한 상태다. SCMP는 수출이 경제성장에서 중요한 신흥국들까지 보호무역조치를 시행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보도했다.


각국의 보호무역조치 심화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며 국제교역량은 지난해보다 감소하고 있다. WTO 통계에서 올해 2분기 국제교역량은 전년 동기 대비 18.5% 감소했다. 교역량 감소는 2016년 이후 서서히 늘었지만 2018년부터 미ㆍ중 무역분쟁이 심화되면서 다시 꺾이기 시작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의 통계에서 지난해 전 세계 무역액은 18조8887억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2.9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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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무역 기조는 오는 11월 미국 대선 이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미ㆍ중 갈등이 해소돼야 무역에 순풍이 불 텐데,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대중 강경책을 고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우리도 WTO에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미국이 WTO에서 탈퇴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과 공조 없이 중국과의 일대일 제재, 지도자들끼리의 톱다운 방식 해결을 선호하고 민주당은 집권 후 동맹국과 연합체제를 강화해 대중 봉쇄를 더 심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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