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中 주민들 '불안 여전' 마스크 안 벗어
코로나 사실상 종식 선언 이후 베이징
대형 슈퍼마켓 발열체크 계속…"일각선 축배 너무 빨리 들어"
[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10일 중국 수도 베이징 차오양구 왕징의 한 대형 슈퍼마켓 입구. 마켓 입구에 설치된 자동 발열체크기를 통과해야만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발열체크 앞에 잠시 멈추자, '36.5'라는 숫자가 뜬다. 마켓 안에 있는 사람들 중 마스크를 안 쓴 이는 없다. 마스크를 턱에 걸치는 이른바 '턱스크' 손님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지난 8일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과의 전쟁에서 '전략적 승리'를 했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베이징 일상생활에서 여전히 조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중국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전략적 승리' 선언에도 불구, 중국인들은 마스크를 벗지 않고 생활하고 있다. 사진은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 왕징에 위치한 한 대형 슈퍼마켓 내부모습.
왕징 식당가에서 만난 왕즈이씨는 "정부의 방역으로 베이징은 안전하다고 믿지만 중국 전역이 안전지대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코로나19가 언제 다시 확산될 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모두들 가지고 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시민들의 불안은 중국 당국에 대한 신뢰가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중국 보건당국은 본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한 달 가까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발표하지만 이를 100% 믿는 중국인은 많지 않다.
무증상 감염자를 확진자로 분류하지 않는 데다 해외 역유입도 꾸준히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인 스스로 방심하면 또다시 확산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다.
지난 6월11일 베이징 신파디 시장 집단 감염이 대표적이다. 6월 초만 해도 여름휴가 계획을 세우는 중국 직장인들이 많았고, 항공권까지 미리 구매한 중국인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집단 감염과 동시에 베이징은 봉쇄됐고, 2200만 명에 달하는 베이징 시민들은 갇혀 지내야 했다.
일각에선 중국정부가 '축배를 너무 빨리 들었다'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 세계가 여전히 코로나19로 고통받고 있는데 자만심에 빠진 것 아니냐라는 지적이다.
중국인 처리쥔씨는 "중국 베이징은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너무 느슨해지는 것은 아닌지하는 생각이 들어 조금 두렵다"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사실상 종식을 선언한 배경에는 내수활성화를 해야 한다는 압박이 강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베이징 한 소식통은 "하반기 중국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려면 내수가 뒷받침돼야 한다"면서 "전 세계가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불가능한 상태이기 때문에 내수 이외에 다른 카드가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정부의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해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중국의 감염병 방역 체계를 앞세워 중국식 사회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하겠다는 계산을 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시진핑 주석의 권위를 높이기 위한 정략적 선택을 했다는 말도 나온다. 미ㆍ중 갈등의 파고를 넘기 위해선 절대적 지지를 받는 존재가 필요하고, 시 주석이 그 존재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선택적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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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제2의 신파디 시장 사태가 발생하면 시 주석은 물론 중국 공산당이 받을 비난과 충격이 크다는 점에서 위험한 모험을 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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