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신 서강대학교 기술경영대학원장 겸 중국자본시장연구회장] 미중 무역전쟁의 대표적인 상징은 미국의 대(對)중 추가관세 부과다. 이에 따라 지난해 미국의 대중 수입은 전년 대비 16.2% 감소한 반면, 일부 국가들은 어부지리(漁父之利) 이익을 얻었다. 1위는 대미수출증가액 169억 달러를 기록한 베트남이다. 이어 멕시코(152억 달러), 대만(82억 달러)을 꼽을 수 있다. 그 뒤로는 한국(30억 달러), 인도(16억 달러), 영국 (15억 달러) 순이지만 규모가 작다.


지역적으로 보면 아세안(ASEAN)이 단연 으뜸이다. 지난해 미국의 대아세안 수입증가액은 217억 달러에 달한다. 1위 베트남에 이어, 2위 말레이시아(15억 달러), 3위 캄보디아(14억 달러) 순으로 집계된다.

아세안의 수입대체효과가 큰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대미 수출거점 1순위로 아세안, 2순위로 인도,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등 서남아를 꼽는다. 이유는 중국으로부터의 부품조달의 편리성, 저렴한 인건비, 산업인프라의 구축 등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아세안은 어느 정도의 이익을 거뒀을까. 수출과 GDP(국내총생산) 기여도가 가장 높은 국가는 역시 베트남이다. 지난해 대미수출증가에 따른 수출증가기여도가 무려 8.9%이며 GDP기여도는 6.4%나 된다. 2위는 캄보디아로 각각 8.8%, 5.5% 정도다. 3위는 대만으로 2.5%와 1.4%다. 베트남과 캄보디아의 경제 규모가 작다는 점에서 상대적인 수출 증가에 따른 효과는 더욱 컸던 것으로 보인다.

업종별 효과는 어떤가. 대중 추가관세로 감소한 대중 수입액 878억 달러의 업종별 내용을 보면 기계류가 552억 달러, 비(非)기계류가 326억 달러로 나타난다. 다른 국가로부터의 수입대체효과는 대부분 기계류(454억 달러 증가)에서 나타나고, 비기계류(5억 달러 감소)에선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 기계류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컴퓨터기기와 부품과 무선통신기기, 반도체 등 대부분 일반 기계와 전기기기제품에서 중국 외 지역에서의 수입대체효과가 뚜렷하다. 비기계류는 의류, 가구 등 일부 소비재를 제외한 원자재, 화학제품, 철강 등의 수입이 감소했는데, 업계에서는 미국에서의 자체생산 효과도 있지만 전반적인 수요감소로 인해 미국의 수입 자체가 감소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각 국가의 업종별 효과는 어떨까. 상위 3국 중 1위인 베트남은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휴대전화 등의 기계류와 의류, 완구, 가구 등 소비업종에서 중국을 대체하는 최대생산거점이 되고 있다. 멕시코는 컴퓨터처리장치·자동차부품·식료품, 대만은 컴퓨터 및 주변기기·무선통신기기 업종에서 주된 대미 수출거점이 되고 있다. 필리핀의 경우 컴퓨터 및 주변기기와 무선통신기기, 말레이시아와 태국은 반도체 등 전자부품, 인도네시아는 무선통신기기, 인도·방글라데시·캄보디아는 의류·가구 등 품목의 수출거점으로 전환되고 있다.


종합하면 미국의 대중 추가관세효과는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 생산을 대체하는 과정에서 중국과 같은 대규모 생산거점을 발굴하기보다는, 아세안과 서남아를 중심으로 다양한 국가들을 비교 우위 있는 업종별로 공급망을 재조정해 위험을 분산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대체효과가 다소 부풀려졌다는 의견도 있다. 주된 이유는 중국의 우회 수출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우회 수출이란 제 3국에서 단기간에 최소한의 임가공만 한 상태에서 제 3국 표시로 수출하는 경우를 말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과 로이터는 각각 베트남, 캄보디아에서 중국의 우회 수출 가능성을 2018년부터 보도한 바 있다.

AD

아무튼 미·중갈등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점, 중국의 인건비상승과 중장기적인 위안화의 절상 가능성, 중국기업들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한 대책 필요성 등을 고려하면 생산거점의 탈(脫)중국화와 이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의 재조정은 앞으로 더욱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소위 '차이나+원'으로 불리는 공급망의 변화다. 중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4분의 1이나 되는 우리로선 꼼꼼한 시나리오 분석과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셈이다.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겸 중국자본시장연구회장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겸 중국자본시장연구회장

AD
원본보기 아이콘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겸 중국자본시장연구회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