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오늘 ‘형법 307조 사실적시 명예훼손 처벌’ 위헌성 공개변론
개인의 인격권·사생활 보호 vs 표현의 자유
[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거짓이 아닌 진실인 사실을 공표해도 명예훼손죄로 처벌하는 현행 형법 조항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해 위헌인지 여부를 놓고 10일 헌법재판소에서 공개변론이 열린다.
헌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심판정에서 형법 제307조 1항이 규정한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조항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의 공개변론을 진행한다.
형법 제307조(명예훼손)는 1항에서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 공표한 사실이 진실이라 해도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 징역형 등 형사처벌을 받게 했다.
그리고 같은 조 2항에서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 공표한 내용이 허위의 사실일 경우 더 무거운 처벌을 받도록 했다.
다만 제310조(위법성의 조각)에서 ‘제307조제1항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함으로써, 공표한 사실이 진실이고 공공의 이익과 관련됐을 경우 예외적으로 명예훼손이 성립하지 않도록 정했다.
인터넷 혹은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한 명예훼손 행위를 처벌하는 정보통신망법 제70조(벌칙)는 1항에서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 역시 사실을 적시한 명예훼손을 처벌하도록 했다.
이혼한 뒤 자녀의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친부의 신상을 공개한 ‘배드파더스’ 운영자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유가 바로 공개한 내용이 사실이고, 명단 공개에 공공의 이익이 인정됐기 때문이었다.
이번 헌법소원을 낸 A씨는 2017년 8월 동물병원에서 치료받은 반려견이 실명 위기에 놓이자 담당 수의사의 잘못된 의료 행위를 SNS 등을 통해 구체적으로 공개하려고 마음을 먹었다.
그러나 자신의 행위가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실행에 옮기지 못한 A씨는 해당 조항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해 위헌”이라며 헌재에 헌법소원을 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이번 사건의 이해관계인 자격에서 “비록 진실한 사실의 적시라도 그로 인해 외부적 명예의 치명적 훼손은 가능하다”는 의견을 헌재에 제출했다.
또 “공표된 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부합하더라도 개인이 숨기고 싶은 병력, 성적 지향, 가정사 등 사생활을 공표하는 것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대한 중대한 침해가 될 수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법무부는 “공익 관련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타인의 명예가 허명(虛名)임을 드러내기 위해 감추고 싶은 약점과 허물을 공개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민사상 손해배상과 같은 사후적 구제방안은 형벌과 같은 예방효과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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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개 변론에는 헌법소원을 청구한 A씨 측 참고인으로 김재중 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법무부 측 참고인으로는 홍영기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각각 참석해 의견을 진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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