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 못해" 완치 후에도 폐손상에 호흡곤란까지...코로나19 후유증 '심각'
코로나19 완치자들 브레인 포그·가슴 통증 및 피부 변색 등 증상 호소
방역당국 "젊은 층도 위험...경각심 늦춰서는 안돼"
전문가 "코로나19 후유증 심각성 인지해야...더 각별한 주의 필요"
[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완치 판정을 받은 이후에도 각종 후유증으로 고통받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완치자들은 호흡곤란, 기억력감퇴, 탈모 등 후유증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그동안 고위험군에서 주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던 코로나19 후유증이 20~30대 젊은 완치 환자들 사이에서도 나타나면서 경각심을 늦춰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는 코로나19 후유증의 심각성을 인지해야 하며 감염되지 않도록 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부산 47번째 확진자였던 박현 부산대 기계공학과 겸임교수는 지난 3월 코로나19 바이러스 완치 판정을 받은 뒤 5개월간 가슴을 비롯한 신체 통증, 기억력 쇠퇴, 피부 변색 등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퇴원 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부산47'라는 필명으로 자신의 투병기를 올리며 코로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박 교수는 지난달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코로나19 후유증으로 브레인 포그(Brain Fog), 가슴과 복부 통증, 피부 변색, 만성 피로 등을 언급하며 "완치란 말에 속지 말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안개가 낀 듯 머리가 멍하면서 기억과 집중이 힘들어지는 브레인 포그 현상은 꽤 오랫동안 지속하고 있는 편"이라며 "뒷목부터 두통이 시작되다가 머리가 쑤시는 듯한 증상을 겪기도 했다"고 했다.
코로나19 후유증은 20~30대 젊은 층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4월 초 터키에서 입국한 뒤 확진 판정을 받고 완치한 이정환(25) 씨는 심각한 탈모 증세를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 씨는 지난달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코로나19에 걸리기 전에 탈모가 없었는데 입원하고 한 달 후부터 머리가 많이 빠지기 시작했다"며 "(코로나19 치료를 받을 당시) 하얀 침대가 머리카락으로 덮일 정도로 많이 빠졌고 지금도 집에서 샤워하면 수챗구멍에 머리카락이 많이 들어가서 배수가 안 될 정도로 많이 빠지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온라인커뮤티니에는 '20대 여성 코로나 완치 후기(후유증 有)'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작성자는 "자연치유로 37일 만에 음성 2차례 판정을 받고 퇴원했다"며 "직장까지 관두고 집에서 요양하고 있다. 치료 중 몰랐던 후유증이 일상생활 시작과 동시에 찾아왔다"고 털어놨다.
그는 "조금이라도 무리하면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고 갑갑해진다. 코부터 머리까지 울리는 것처럼 두통이 찾아온다"며 "후각 이상 증상으로 음식이 상했는지 판단도 어려워 쉰 음식을 먹고 배탈도 한두 차례 났다"고 했다.
다른 나라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지난 6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클리닉의 사빈 사하닉 박사 연구팀이 최근 코로나19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회복한 환자 86명을 추적한 결과 이들 중 상당수가 폐 손상, 호흡곤란 등의 극심한 후유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분석 결과에 따르면 병원에서 퇴원한 지 6주가 지난 환자의 88%에게서 여전히 폐 손상 증상이 나타났고, 환자의 47%는 호흡곤란 증세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7월 의학학술지 '미국의사협회보'(JAMA)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지난 4월 21일~5월 29일까지 143명의 급성기 코로나19 환자를 조사한 결과, 회복 후에도 △피로감(53.1%) △호흡곤란(43.4%) △관절통증(27.3%) △흉통(21.7%) 등 여러 후유증을 보였다.
방역 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회복 후에도 호흡기계와 심혈관계, 신경정신계 등 다양한 방면으로 후유증이 나타난다는 해외 사례를 소개하며 주의를 당부했다. 사진=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중증 환자들뿐 아니라 경증환자들 역시 후유증을 겪을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무증상 또는 경증 상태로 회복한 274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35%가 미열·피로·기침 등을 겪어 감염되기 이전의 상태로 완전히 돌아가지 못했다고 답했다.
상황이 이렇자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을 늦춰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완치 이후 심각한 후유증을 보이는 사례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개인위생 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방역 대응이라는 이유에서다.
직장인 A(28) 씨는 "완치자들의 후유증 증상을 보니 젊다고 긴장을 늦추면 안 될 것 같더라"라면서 "거의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사례도 많던데 나나 내 가족이 저런 일을 겪는다고 생각하니 너무 무서워졌다. 밖에서도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꼭 쓰고 손 씻기 등 방역 수칙을 더 철저하게 지켜야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역당국도 마스크 착용 등 철저한 방역을 통해 코로나19에 걸리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최근 코로나19 확진 후 완치된 젊은 층에서 만성피로, 흉통, 호흡곤란 등 후유증을 호소하는 사례가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며 "젊은이들도 항상 경각심을 가지고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생활화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도 지난달 18일 정례브리핑에서 "카페나 식당 등 일상생활에서 마스크 착용이 더 정교화돼야 한다"며 "밥을 먹고 난 직후, 커피를 마시고 난 직후에는 일단 바로 마스크를 쓴다고 생각해달라"고 했다.
전문가는 고령자나 기저 질환자뿐만 아니라 젊은 층도 코로나19로 인해 심각한 후유증을 앓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어떤 병이든 앓고 나면 후유증들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특히 고령자나 기저 질환자들은 더 크게 앓을 가능성이 크지만, 요즘은 젊은 층에서도 후유증이 나타난다"며 "코로나19의 경우 치료 전후로 2주 정도 격리되고 치료제가 없다 보니 두통, 우울증 등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폐의 섬유화나 뇌 혈전 등 기질적인 변화에 의한 후유증은 심각할 수 있다. 비특이적인 후유증인 부분은 상담이나 상당 부분 시간이 흐르면 치유되기도 한다. 결국,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증상이라고 본다"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그러나 최근 본인 의지와 무관하게 확진되는 경우도 많다. 모두가 마스크를 잘 쓰고 방역 수칙을 지켜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코로나19 후유증에 대해 보건 당국에서는 완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지난 4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후유증 발생 사례에 대해 "유럽, 미주 등에서 다양한 후유증 보고가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민간 전문가들과 합동으로 격리해제, 퇴원환자에 대한 추적 조사 연구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텀블러에 담아 입 대고 마셨는데…24시간 지난 후...
이어 "재난 후 겪는 스트레스 장애 같은 부분도 보고가 되고 있어서 이 부분에 대해서도 지속해서 조사하겠다"며 "젊은 층에서도 이런 부분들이 보고되기 때문에 후유증이나 합병증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조사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