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법관 "어떠한 주장이라도 편견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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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이흥구 신임 대법관이 8일 취임해 공식 업무에 돌입했다. 이 대법관의 합류로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진보 색깔이 강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법관은 이날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을 들른 후 대법원으로 출근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국민의 인권보장이 가장 중요한 헌법적 가치임을 명심하면서 약자와 소수자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법관은 서울대 운동권 출신으로 국가보안법 위반자 중 사법시험 합격 1호 법관이기도 하다. 그는 또 "사법부의 힘과 권위는 국민들의 신뢰로부터 나오기 때문에 불신의 원인을 겸허히 인정하고 과거에서 벗어나 미래지향적인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전했다.

이 대법관이 취임하면서 현 정부에서 임명한 대법관은 11명으로 늘었다. 총 14명 중 전 정권에서 임명한 대법관은 박상옥ㆍ이기택ㆍ김재형 대법관 등 3명만 남았다. 이들은 각각 내년 5월, 9월, 내후년 9월 임기가 만료된다.


법원 내 진보성향 모임으로 평가받는 '우리법연구회' 출신은 이 대법관의 취임으로 김명수 대법원장, 노정희ㆍ박정화 대법관 등 4명이 됐다. 우리법연구회의 후신인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 김상환 대법관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출신 김선수 대법관을 더하면 진보성향 단체 출신 인사는 6명이나 된다.

이런 인원 구성이 향후 전합 판결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가 관심이다.


특히 이 대법관은 국회 인사청문회 후 일부 의원실 등을 통해 정치적 편향성에 대한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법관은 "국가보안법 위반 등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것은 이미 34년 이상 경과된 사건"이라며 "이 사건만을 근거로 개인의 정치적ㆍ이념적 성향을 규정하는 것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법관을 진보와 보수라는 잣대로 성향을 나누는 것은 그다지 큰 의미가 없다는 논리다.


여야간 첨예한 입장차를 보이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에 대해서는 "고위공직자 등의 범죄를 독립성을 갖고 수사해 공직사회의 신뢰성을 제고하고자 신설된 것인 만큼 법률 취지에 부합하는 후속조치가 신중하고도 정밀하게 시행돼야한다"고 언급했다.


최근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부양의무를 다하지 못한 부모의 상속권을 박탈하는 일명 '구하라법'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이 대법관은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사람이 상속재산을 상속받는 것이 정의의 관념이나 국민의 법 감정에 반할 여지가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현행 상속제도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측면이 있고 상속분쟁까지 빈번해질 우려가 있어 규정과 절차를 통해 이 영역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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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법관은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상선약수'라는 말을 통해 유연하게 재판에 임하겠는 각오도 전했다. "모든 국민은 고유한 인격을 실현하는 사람인만큼 법정에서는 누구라도 자신의 주장을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어야한다"는 생각으로 "법관 역시 당사자의 어떠한 주장이라도 편견 없이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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