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여봐요 지지자들!" 코로나19에…美도, 日도 인기게임 '모동숲'서 선거 캠페인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모여봐요 지지자들!"
지난 3월 출시 후 단숨에 글로벌 게임시장을 평정한 닌텐도의 인기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모동숲)'이 이번에는 미국, 일본 등 주요국의 새로운 선거 무대로 떠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길거리 선거 유세가 어려워진 데다, 게임 등 온라인 콘텐츠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24~39세)의 표심을 잡기 위한 행보로 읽힌다.
◆미국 대선 이어 일본 총리선거에서도 '모동숲'
7일 산케이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하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이어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도 모동숲을 선거 캠페인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모동숲은 무인도에서 동물 주민들과 함께 섬을 꾸리는 내용으로, 집을 꾸미고 숲의 동물들과 대화하고 낚시도 하는 일종의 커뮤니케이션 게임이다.
바이든 캠프는 지난 1일(현지시간) 모동숲을 활용한 캠페인 전략을 발표하며 유저들이 게임 내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지지하는 팻말, 티셔츠 등을 자신의 캐릭터에 적용할 수 있도록 4가지 종류의 디자인을 무료로 공개했다. '팀 조(Team Joe)'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부터 러닝메이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와 연대를 뜻하는 '바이든-해리스', 바이든 전 부통령의 시그니처인 선글라스가 그러진 팻말 등이다.
지지자들은 이를 다운로드 받아 자신의 섬을 꾸밀 수 있고, 이는 이들의 섬을 방문한 다른 유저들에게 그대로 노출돼 홍보 효과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미국 주니아타 대학의 정치학 교수인 데니스 플레인은 "전통적인 30초 TV 광고의 효과는 이전만 못하다"며 "쉽게 문을 두드릴 수 없는 코로나19 시대에 새로운 전략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모동숲 외에 밀레니얼 세대가 다수 사용하는 모바일 메신저 스냅챗 등 SNS를 활용한 온라인 선거운동도 한층 활발해졌다.
아베 신조 총리의 후임을 뽑는 일본 자민당 총재선거에서도 모동숲은 새 격전지로 떠올랐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전날 모동숲에서 자신의 모습을 본딴 '이시바짱' 캐릭터를 공개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오프라인 길거리 연설이 사실상 중단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가상 게임공간을 활용해 당원들과 소통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시바 캠프측은 이시바짱의 모습이 담긴 포스터도 모동숲 게임 내에서 배포하기로 했다.
하지만 발표 직후 온라인을 중심으로 닌텐도 이용약관 위반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며 이시바 캠프 측은 관련 확인 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이시바 캠프 관계자는 "확인을 위해 일단 (계획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산케이신문은 "닌텐도의 이용 약관에는 '정치적 주장을 포함한' 이용을 금지하고 있어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활용이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미국 대선 후보인 바이든 캠프에서는 모동숲을 선거 운동에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일간스포츠는 "일본과 미국의 이용약관이 달라 닌텐도 측과 협상 중"이라는 중진의원의 멘트를 전하며 8일 선거 고시일까지 모동숲 캠페인 실시 여부가 확정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코로나19로 '게임 가상공간' 주목, 효과는 미지수
주요국 선거를 비롯한 정치적 이슈에 모동숲과 같은 인기 게임이 활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힐러리 클린턴 전 대통령 후보도 미국 대선에서 '포켓몬Go' 게임을 활용했다. 연초에는 모동숲을 중심으로 유저들이 '자유 홍콩'을 외치는 홍콩 송환법 반대 시위가 벌어져 눈길을 끌었다. 당시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유저들은 게임 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친중파 정치인 캐리람 홍콩 행정장관의 영정사진을 만들어 배포하며 비판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주요 선거 일정이 온라인으로 개최되는 가운데 비대면 선거캠페인의 가장 효과적인 플랫폼으로 게임 가상공간이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노스캐롤라이나대학의 다니엘 크레이스 교수는 뉴욕타임즈(NYT)에 "(게임을 선거 캠페인에 활용하는)이러한 노력이 성공했는 지에 대한 데이터는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과 경쟁하는 도널드 트럼프 캠프측은 바이든 캠프가 모동숲을 활용하기로 한 데 대해 "지하실에서 하는 캠페인에 불과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 미국인들과 함께 현실 세계에서 캠페인을 벌일 것"이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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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바이든 캠프의 디지털 파트너십 책임자인 크리스티안 톰은 "(모동숲은) 전 세계 커뮤니티를 하나로 모으는 역동적이고 다양하며 강력한 플랫폼"이라며 "'섬을 짓고 꾸미는' 지지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흥미로운 새 기회"라고 의미를 더했다. 그는 "11월 대선이 다가옴에 따라 유권자들이 있는 곳에서 유권자들을 만나고 지지자를 결집시키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방안들을 모색 중"이라며 향후 모동숲과 관련한 캠페인을 늘려가겠다는 방침도 덧붙였다. 지난 3월말 출시된 모동숲은 8월 초 기준 전 세계에 2240만장의 판매고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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