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나무에 왜 그래요" 걸레 말리고 자전거 묶고…시민들 '분통' [한기자가 간다]
도심 속 가로수 걸레·자전거 보관소로 흉물스럽게 방치
시민들 "개인 사유물도 아니고 보기 안 좋다" 분통
도심 가로수가 일부 비양심적 시민들로 인해 병들어 가고 있다. 막대 걸레(우)를 나무에 말리는가 하면, 개인 자전거를 자물쇠를 이용 자신의 개인 자전거 보관소(좌)로 이용하는 시민도 있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그냥 자기들 편하려고 그러는 거죠.", "걸레까지 말리고 너무하네요."
도시 미관과 신선한 공기, 그늘을 제공하는 등의 환경 개선을 위해 조성된 가로수가 일부 비양심적 시민들로 인해 훼손되고 있다.
식당을 청소한 막대 걸레를 나무에 기대 말리는가 하면, 자신의 자전거를 자물쇠를 이용해 마치 개인 자전거 보관소처럼 이용하는 시민들도 있다.
최근 서울 한 번화가 일대 인도에 마련된 가로수에는 식당에서 사용하는 막대 걸레가 거꾸로 세워진 채 말려지고 있었다. 시민들은 당장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곳을 지나던 한 40대 직장인 김 모 씨는 "식당 안쪽이나 건물 옆에서 말려야지 결국 본인 생각만 하는 게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코로나 때문에 각종 세균 등에 민감한데, 걸레를 떡 하니 이렇게 말려 감염이라도 되면 누가 책임지나"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30대 회사원 박 모 씨 역시 "몇 번 지나가다 봤는데 이곳을 지나가는 사람들 생각은 하지 않는 것 같다. 그냥 자기만 생각하는 것 같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시민들 불편에 인근 식당 관계자는 "아무래도 밖에서 말리면 바람이랑 햇볕으로 건조가 잘 된다"면서도 "손님들이 싫어하시니 다른 방법으로 말리겠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아예 가로수를 개인 자전거 보관소로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자물쇠를 이용해 온종일 나무에 보관하는 식이다. 시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나무에 묶인 자전거를 본 한 50대 시민은 "평소 눈에 잘 안 들어와 몰랐는데 이건 너무 뻔뻔한 일 아닌가, 양심이 좀 없는 사람들 같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30대 시민 역시 "자전거 보관소에 맡겨야지, 이건 아닌 것 같다"면서 "자기 가게 안에다 놔두면 되지 않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로수에 걸레나 자전거를 보관하는 행위는 모두 불법이다. 서울시 가로수 조성 및 관리 조례 시행규칙에 따르면 해당 행위를 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
오히려 가로수 조성 및 관리규정 고시 제16조에 의해 주민참여를 통한 가로수 관리를 독려하고 있다.
해당 규정에 따르면 주민들은 가로수 관리를 위해 △물주기 △병해충 발생신고 △ 가로수 생육에 지장을 주거나 피해를 주는 장애물의 제거 △사고 또는 고의로 가로수가 피해를 받았거나 받을 우려가 있을 때 가로수 관리청에 신고 등을 할 수 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텀블러에 담아 입 대고 마셨는데…24시간 지난 후...
일련의 상황을 종합하면 결국 일부 비양심적인 시민들로 인해 가로수가 병충해에 노출되는 등 망가져 가고 있는 셈이다. 이를 관리·감독하는 한 구청 관계자는 시민들 불편에 "관련 규정에 따라 관리하는 것은 물론, 민원 접수를 통해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라고 밝혔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