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당직 맡은 금융노조위원장에 금융권 긴장(종합)
與지명직 최고위원 임명
총파업 주도 등 강경성향
노동이사제 추진 등 주시
KB국민은행 노사가 총파업을 앞두고 밤생협상을 벌렸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렬된 8일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은행 총파업 출정식'에서 박홍배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이 총파업 선언을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노동조합의 경영 참여를 줄곧 요구해온 현직 금융노조 위원장이 여당 최고위원에 임명되면서 금융권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수년째 논란이 되고 있는 노동이사제 도입, 정년연장 등과 관련해 금융권에서 노동계의 입김이 더 세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3일 정치권과 금융권에 따르면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이 최근 더불어민주당 새 지도부의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됐다.
시중은행 노조위원장을 거쳐 금융권 최대 산별노조인 금융노조 위원장을 지낸 인사가 특정 정당 최고위원으로 활동하게 된 것은 2012년 이용득 전 민주당 의원 이후 8년 만이다. 당시 이 전 의원은 금융노조의 상급 기관인 한국노총 위원장을 맡을 때 최고위원이 된 것이어서 박 위원장의 최고위원행과 결이 다르다. 그만큼 여당 내에서 금융노조의 위상이 크다는 반증이다. 박 위원장은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 시절인 지난해 1월 19년만의 총파업을 주도한 인물로 강경 성향으로 분류된다.
노조도 경영 참여?
금융권은 향후 박 위원장의 정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치적인 힘을 이용해 각종 노동 현안을 밀어붙일까 긴장하는 모습이다. 현재 금융노조는 점심시간 셧다운제 도입을 비롯해 노동이사제, 직무성과급제, 정년 65세 연장 등을 두고 사용자 측과 협상을 하고 있으나 진척이 없는 상태다.
당장 은행권에선 노동이사제 도입에 탄력 받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박 위원장은 국민은행 노조위원장 시절 노동이사제의 전단계 격인 ‘노조추천이사제’를 추진한 바 있다. 또 그는 지난해 금융노조 위원장 선거에서도 노동이사제를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됐다.
국민은행뿐 아니라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공기업인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노조도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정치권의 힘 실어주기
정치권도 가세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14일 전국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에 노동이사제를 도입하는 내용을 담은 공공기관운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행법 상 공공기관은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기타공공기관 3개로 분류되는데 박 의원은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에 노동이사제 도입을 명문화했다. 노동이사는 1년 이상 재직한 사람 중에서 노동자들이 직접 선출하고 임기는 3년으로 연임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노동이사는 법과 정관으로 정하는 상임이사의 권한과 동일한 권한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금융노조와 정치권이 노동이사제 도입에 속도를 내려는 모습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법에서 규정한 주주들의 권리나 이익을 침해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조를 중심으로 경영권 간섭이 심화돼 자율경영을 침해할 소지가 크다는 점에서 현재 이 제도를 도입한 곳은 전무한 상황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19년 만의 은행 노조 파업을 성사시킬 정도로 강성인 사람이 여당 최고위원이 되면서 금융권 노사 관계가 더 대립각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그간의 금융노조 주장들이 정치 이슈화 돼 추진력을 발휘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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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조짐에 따라 은행 건전성 훼손 우려가 큰 상황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다른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생존마저 위태로운 상황에서 노조의 활동을 강화하는 내용이 국회에서 공격적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매우 커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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