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에서 한 시민이 마스크를 벗은 채 걷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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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서울 중랑구에 사는 손정순(63) 씨는 최근 잇따라 불쾌한 경험을 했다. 새벽 운동을 위해 찾은 동네 인근 산책로에서 운동 기구마다 옮겨다니며 바닥에 계속 침을 뱉는 중년 여성을 마주한 것이다. 3일 손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예민한 시기에 이러한 행동을 접하게 되니 '혹시나'하는 불안감으로 주위를 피했다"며 "예기치 않은 시비에 휘말릴까봐 '침을 뱉지 말라'고 요구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주변에서 산책하던 다른 주민들도 혼잣말로만 불만을 나타내고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


손 씨는 앞서 거주지 인근 공터에서 중학생으로 보이는 여학생이 휴대전화 통화를 하며 마스크를 턱에 걸치고 계속 침을 뱉는 모습도 목격했다. 이 때도 눈살만 찌푸리고 자리를 피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괜히 지적했다가 해코지할까봐서…"라고 했다.

실제로 최근 대중교통에서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은 이들에게 착용을 요구했다가 기사나 승객들이 폭행 사건에 휘말리는 일이 발생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되고, 정부와 방역당국이 공동체의 안전을 위해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당부하고 있으나 이 같은 사건사고 때문에 지침에 잘 따르는 이들이 속앓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수도권의 한 아파트 커뮤니티에는 "놀이터에 나온 일부 아이들이 마스크도 쓰지 않고 3~4명씩 어울려 노는 모습을 봤다"며 "혹시나 코로나19에 노출되지 않을까 걱정돼 자녀들과 밖에 나가기 겁이난다"는 항의성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현재 집단감염 우려가 있는 위험시설의 영업을 중단하는 집합금지명령이나 방역수칙을 위반한 사업장을 신고하는 정부 차원의 창구는 운영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행정안전부에서 운영 중인 '안전신문고'에는 지난달 29~31일 코로나19 위반사항과 관련해 총 1862건이 신고됐다. 이 중 방역수칙 위반과 관련된 신고는 1189건이었다.


대표적으로 한 모델하우스에서 주말마다 경품행사로 50명이 넘는 사람들이 밀폐된 공간에 모여 감염전파가 우려되는 사례가 있었고, 일부 사업장에서 매일 아침 회의 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거리두기에 미흡하다는 내용도 신고됐다.


2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인근 장위전통시장 입구에서 성북구청 관계자가 마스크 착용 팻말을 들어보이고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2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인근 장위전통시장 입구에서 성북구청 관계자가 마스크 착용 팻말을 들어보이고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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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지방자치단체 주도로 대중시설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을 내린 곳도 있으나 실외에서 개인이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거나 침을 뱉는 등 일탈 행동을 하는 경우는 이들의 양심과 노력에 맡겨 자제를 호소해야 하는 실정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2월~3월 대구·경북, 5월~7월 수도권의 집단발병을 통제한 경험에 따르면 개인이나 한 집단의 노력만으로는 감염병 재난상황을 이겨낼 수 없다"며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고 의지하는 지금의 노력이 다음 주 또는 9월 한 달의 유행 규모를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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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은 수도권 종교시설과 광복절 서울 도심 집회 등을 통해 확산된 이번 코로나19 재유행을 일일 신규 확진 환자 100명대 이하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신규 확진자는 195명으로 지난달 17일(197명) 이후 17일 만에 200명 아래로 내려왔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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