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헬스장 문 닫자 '원정 운동' 떠나는 사람들…시민들 '분통'
수도권 헬스장 등 실내체육시설 영업 중단
일부 시민들 춘천·천안 등 지역 헬스장으로 이동
누리꾼 "코로나19 확산 우려" 비판
정부 "체육시설보다는 집에서…방역 수칙 잘 지켜달라"
전문가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우울감에서 비롯된 일탈행위"
정부가 수도권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5단계로 강화하면서 헬스장 등 실내체육 시설 운영이 이달 6일까지 중단된 가운데 일부 시민들이 수도권 인근 지역으로 이른바 '원정 운동'을 떠나고 있어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 중 특정 표현과 관련 없음./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김슬기 인턴기자]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강화하면서 헬스장 등 실내체육 시설 운영이 이달 6일까지 중단된 가운데 일부에서는 춘천, 천안 등으로 이른바 '원정 운동'을 떠나고 있어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이들이 '방역 구멍'을 초래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전문가는 개개인의 일탈 행위가 사회 전체적으로 큰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지난달 30일 0시부터 이달 6일 자정까지 8일 동안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수도권 헬스장, 당구장, 배드민턴장, 수영장 등 실내체육 시설 등은 모두 운영이 중단된다.
상황이 이렇자 일부에서는 아예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운동하는 사람들까지 나오고 있다. 정부의 방역수칙을 무시하고 코로나19 확산 우려에도 자신의 운동이 더 중요한 셈이다.
헬스 관련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고딩 헬린이(헬스와 어린이의 합성어. 헬스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초보자를 의미) 충남 천안으로 원정 헬스 갔다 옴"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원래 서울 사는데 수도권 헬스장 안 열어서 충남 천안으로 원정 가기로 하고 오후 2시쯤 출발. 사진 차례대로 첫 번째는 지하철 안에서 찍은 거 두 번째는 천안역에서 쌍용역 갈려고 다음 열차 기다리면서 찍음. 도착하니까 4시10분쯤 됨. 갈 거면 급행 타고 가라"며 여러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수도권 지역의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를 2.5단계로 격상함에 따라 헬스장 등 실내체육시설이 영업을 중단한 가운데 한 헬스 관련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원정 운동'을 다녀왔다는 글이 다수 게재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한 헬스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된 게시글./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원본보기 아이콘이뿐만 아니라 인스타그램 등에는 '#원정헬스','#원정당구','#코로나원정' 등의 해시태그를 달고 있는 사진이 다수 게재됐다. 이들은 수도권의 체육 시설 운영이 중단된 상황임을 알면서도 '몸이 근질근질하다'라며 체육 시설에서 운동하는 모습 등을 보였다.
시민들은 당장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코로나19 재확산 국면에서 방역 당국의 노력을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수도권 지역에서 헬스 트레이너로 일하고 있는 30대 신 모 씨는 "해도 해도 너무한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서 우리 트레이너들은 1주일 동안 강제로 '무급 휴가'를 보내야 한다. 그런데 일부 헬스장 회원들이 타 지역으로 운동을 다녀왔다는 것을 자랑스레 이야기할 때마다 한숨만 나온다"라고 토로했다.
신 모 씨는 "결국 그런 사람들 때문에 거리 두기 기간이 길어지고 방역에 자꾸만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니겠나. 제발 좀 하지 말라는 것은 안 했으면 좋겠다"라고 지적했다.
'원정 운동'을 향한 비난 여론은 SNS와 커뮤니티 등에서도 이어졌다. 누리꾼 A 씨는 "원정 헬스를 간다고? 그건 좀 진상 아닌가. 누가 헬창(헬스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낮잡아 이르는 말) 아니랄까봐. 남의 지역에 민폐는 끼치지 말아야 할 것 아닌가"라고 비난했다.
운동 관련 커뮤니티에서도 비난은 이어졌다. 원정 운동을 다녀왔다는 인증샷에 커뮤니티 회원들은 "너 같은 애들 때문에 의료진이 고생하는 거다","1주일쯤 운동 안 한다고 죽나. 생각 없이 행동하지 말아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가 시행된 30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실내체육시설에 집합금지 안내문이 붙어있다./사진=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전문가는 '원정 운동'은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암울한 현실 속에서 생겨난 개개인의 일탈이라고 분석하면서도 자기중심적인 행동들이 결국은 사회 전반적으로 피해를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상황이 길어지면서 답답함과 우울감이 극에 치달아 '원정 운동'이라는 일탈적인 행동을 하는 것 같다"라며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으로, '설마 코로나19에 걸릴까' 하는 안일한 생각이 가져온 결과"라고 분석했다.
곽 교수는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작은 일탈이 더 쉬워진다. 이 때문에 평소에는 잘 지키던 방역 수칙에 소홀해질 수도 있고 일탈 행동을 저지르기도 더 쉬워질 수 있다"라며 "이로 인해 사회 전반적으로는 코로나19 집단 감염 등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 사회의 방역 수칙 준수라는 규칙에서 벗어나는 행동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외부 활동을 최소화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헬스장 등 출입에 대해서는 집에서 운동해달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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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체육시설에 가기보다는 집에서 홈트레이닝을 권장한다. 대면 모임보다는 각자 집에서 비대면 모임으로 대체해 두고, 외출을 하더라도 실내에서는 꼭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 환기가 안 되고 사람이 많은 밀집·밀폐·밀접한 장소는 가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김슬기 인턴기자 sabiduria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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