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동네의원 중심의 전국 집단 휴진에 돌입한 14일 서울 시내의 한 피부과에 휴진 안내문이 붙어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등에 반발하며 이날 총파업을 예고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대한의사협회가 동네의원 중심의 전국 집단 휴진에 돌입한 14일 서울 시내의 한 피부과에 휴진 안내문이 붙어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등에 반발하며 이날 총파업을 예고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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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현의 기자] 의사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의료 공백이 심화되자 '뿔난 민심'이 마침내 의료법 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현행 의료법이 의사들의 권리를 최대한 보장해주는 반면 책임을 약하게 요구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같은 비상 상황에서도 의료계가 총파업을 벌이고 있는 것은 '철밥통' 의사면허를 보장하는 현행 의료법에 있다는 것이다.


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의사집단을 괴물로 키운 2000년 의료악법의 개정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은 이날 오전 9시 기준 5만900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게시된 지 하루 만이다. 이 청원에서 지적하고 있는 의료법은 지난 2000년 당시 보건복지위원장이었던 의사 출신 김찬우 한나라당 의원이 대표 발의안 의료법 개정안이다. 2000년 이전에는 업무상 과실치상ㆍ치사 혐의로 금고형 이상 처벌을 받으면 의사면허가 정지될 수 있었지만 개정 이후에는 의료법 또는 보건의료와 관련된 법령을 위반한 경우에만 면허취소가 가능해졌다.

의사는 살인이 성폭행, 업무상 과실치사 등으로 형사처벌을 받더라도 보건당국이 면허를 취소할 수 없다. 변호사나 공인회계사 등 다른 전문직군이 일반 형사범죄로 금고형 이상을 선고받으면 관련 자격이 취소되는 것과 비교하면 취소 기준이 제한적이다.

이 때문에 의료 사고를 낸 의료인이 버젓이 진료 행위를 이어가는 일도 빈번하다. 게다가 허위진단서 작성, 리베이트, 업무상 비밀 누설 등 의료법에 명시된 요건으로 면허가 취소되더라도 재발부받는 데 제한은 없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면허 재교부를 신청한 의사 97.4%가 면허를 회복했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사들은 어떤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면허 규제를 할 수 없는 상태라는 것이 문제가 된다"며 "의료계를 비롯한 국민 모두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우리 사회에서 대표적 전문직인 의료인의 직업윤리가 바로 설 수 있도록 의료인 면허 규제와 징계정보 공개를 논의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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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정부가 업무개시 명령을 따르지 않은 의사 10명을 고발하면서 의료계와의 갈등이 더욱 심화된 가운데 이같은 의료법 개정이 단기간에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의료법 개정 자체가 또 다른 뇌관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파업으로 의사들에 대한 국민 감정이 악화된 상황에서 의료법 개정에 대한 필요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점에서 사회적인 논의가 속도를 낼 가능성은 커졌다.


조현의 기자 hone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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