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홍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 인터뷰
포스트 코로나, 협력 기반 구축한 기업 생존 확률 높아
글로벌 산업 분업에 균열…자국 우선주의 갈등 커질것
동반위 역할 앞으로 더 커져…임금격차 해소 운동 지속

권기홍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구로구 동반성장위원회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권기홍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구로구 동반성장위원회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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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혜원 기자]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각 국가별 글로벌 체인에 균열이 생겨 잘 작동하지 못하면서 로컬 벨류체인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국내 기업 생태계도 대ㆍ중소기업 간의 협력 관계가 더 강화될 것인데 상생협력 동반성장은 이제 국가의 생존 전략으로 바뀌었다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권기홍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급격히 변하는 산업 환경 속에 기업 문화의 민주화가 일어나면서 동반위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궁극적으로 동반성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요구되는 새로운 기업 관계의 '경제 민주화'라는 게 권 위원장의 생각이다.

권 위원장은 기업 안에서는 유연근무, 재택근무 문화가 확산되며 수직적 근무 시스템이 수평적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 밖에서는 사회 안전망 구축에 대한 욕구가 커지고 협상 과정에서 대ㆍ중소기업의 관계도 수평적 위치에 서게 될 것으로 분석했다.


동반위는 그동안 적합업종 지정, 임금격차 해소 운동, 동반성장 지수 발표 등 동반성장을 위한 업무과제들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권 위원장은 이런 과제들이 전체 동반성장을 실제로 이뤄내기 위한 작은 부분이라고 말한다. 궁극적으로는 동반성장의 문화 확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 위원장은 "코로나19 사태로 당장 차도 안 팔리고, 반도체도 안 팔리는데 협력업체까지 챙기라는 것이냐며 한가한 소리라고 하는 기업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때일수록 어려움을 무릅쓰고 협력 기반을 구축하는 기업들은 장기적으로 포스트 코로나의 기업 생태계에서 살아남을 확률이 더 높다. 결국 국가 경제도 동반성장 분위기 창출에 성공하는 국가가 성공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 구로구 키콕스벤처센터에 위치한 동반위 사무실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ㆍ중소기업의 상생협력 필요성과 역할에 대한 권 위원장의 얘기를 들어봤다.


-코로나19로 사회ㆍ경제적으로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양대 세력의 무역 분쟁이 코로나19 사태를 둘러싸고 더욱 첨예하게 대립하는 형국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잘 정착된 글로벌 산업의 분업 질서에는 이제 큰 균열이 생길 것이다. 당위적으론 서로 돕고 상생해야 한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자유무역주의에서 보호무역주의로 탈바꿈하면서 자국우선 및 각자도생주의로 인한 갈등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이전에 우리나라가 일본의 수출 규제로 받은 타격을 국내 소재ㆍ부품ㆍ장비 산업 국산화로 방어한 현상이 이제 전 산업에 걸쳐 일반화될 것이다.


-동반위의 역할 중 코로나19 전과 후가 달라지는 면이 있나.

▲대ㆍ중소기업의 협력 관계가 더 강화돼야 한다는 말은 곧 동반성장이 더 강화돼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동반위는 이런 사회적 요구를 업무에 어떻게 접목시킬까를 고민하고 있다. 물론 그동안 적합업종 지정, 동반성장 지수 발표, 임금격차 해소 운동 등의 정책을 실행해왔지만 대기업 사회공헌사업에 대한 평가 등도 좀 더 넓게 확산될 필요가 있다. 쿠팡, 배달의민족, 카카오택시, 타다 등 다양한 형태의 신산업이 생기면 구(舊)산업과의 갈등 일어나기 마련인데 동반위로서는 산업 간의 갈등 조절 역할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그 당위성에 대한 분위기와 환경 조성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 그런 의미에서 동반위의 역할이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권기홍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구로구 동반성장위원회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권기홍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구로구 동반성장위원회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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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위의 최대 성과로 무얼 꼽을 수 있겠나.

▲웬만한 대기업들에는 이제 동반성장 전담 부서가 있다. 상무급 임원이 총책임자가 돼서 관리하는데 10년 전에는 없던 조직이다. 부서를 갖췄다는 건 그 일만을 전담해 일하는 담당자가 생겼다는 것이고, 해당 부서장과 담당자들은 동반성장 업무를 잘 해내기 노력하는 구조가 됐다. 무엇을 하면 동반성장에 효과가 있을지 연구하고 그 방안들을 만들어내는 게 그들의 업무다. 무얼 하면 가장 효과가 있을 지는 그들이 가장 잘 안다. 굉장히 중요한 대목이다. 이게 제일 큰 성과다.

동반위는 또 2018년 6월부터 혁신주도형 임금격차 해소 운동을 추진해 현재 54개 대기업ㆍ공공기관과 임금격차 해소협약을 체결하고 11조3000억원 규모의 협력을 이끌어냈다. 그동안 굵직한 대기업들은 모두 협약을 완료했고, 중견기업으로 후보군이 내려가다보니 호응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기는 했다. 올해 목표는 20개 기업을 추가로 확보하는 것이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모임을 자제하면서 속도가 조금 더뎌지고 있기는 하다. 동반위에 주어진 미션은 동반성장 문화를 확산하는 것이다. 대기업을 상대로 동반성장 지수를 발표하고 적합업종을 지정하는 업무도 주어졌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고 '그것도 필요하다'라는 문화 확산의 일환으로 이해하고 있다.


-혁신주도형 임금격차 해소 운동을 자세히 설명해달라.

▲대기업과 협력업체 대표, 동반위가 모여 3자간 협약을 맺는 방식이다. 협약의 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대금 제값 주기'와 '제때 주기'다. 대기업이 대금 지급을 제때, 제값에 주기로 협력업체에 약속하는 것이다. 불이행 시 법적 제재를 받는 건 아니지만 동반위에서 점검하겠다고 서명을 하면 기업이 책임의식을 가지게 되고 무언의 압박이 충분히 된다. 후보기업 선정은 우선 동반위 대기업 위원사부터 시작했고, 현재 지속평가 대상 기업들을 중심으로 모집하고 있다. 업계 내에선 상호 경쟁 효과도 일어난다. A홈쇼핑 업체와 협약을 맺고 나니 B홈쇼핑에서 왜 우리에겐 연락이 없냐며 먼저 협력 체결 의사를 밝힌 일도 있었다. 쿠팡이나 우아한형제들 등과 같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소상공인ㆍ중소 협력업체들과 잠재된 갈등 요소가 많은 기업들도 유력한 후보군 중 하나다.


권기홍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구로구 동반성장위원회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권기홍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구로구 동반성장위원회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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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성장을 열심히 이행하고 있는 기업들도 칭찬해달라.

▲삼성전자의 경우 4차산업혁명, 소ㆍ부ㆍ장 국산화 정책의 핵심이 되는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화에서 굉장히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자신들의 협력업체에만 국한하지 않고 거래관계가 없는 중소기업도 도와준다. 그렇게 확장을 하니까 기업 생태계의 개방화가 된다. 기존에 협력관계가 있던 기업끼리만 협력관계를 유지하면 혁신성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이종교배가 있어야 하고 다른 업종 간의 순환이 있어야 한다. 당장은 거래관계가 없어도 스마트화돼서 (수준을 높여놔야) 언젠가는 우리와 협력 관계까지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먼 앞날을 내다보는 효과를 갖는다.

건설업은 다 선급금이 있는 줄 알았는데 민간공사는 30% 완성할때까지는 없다더라. 무슨돈으로 일을 하겠나. 선급금이 우선 지급되면 굉장히 도움이 된다. 포스코가 신한은행, 서울보증보험과 선급금시스템을 만들었다. 물론 이건 은행이 저금리로 대출하는 형태지만 협력업체는 대기업 신용으로 빌릴때 훨씬 유리한 것 아니겠는가. 한국수력원자력도 같은 선급금시스템을 운용한다. 중소기업들에게는 굉장히 큰 도움이 된다.

조선업종이 어렵지 않나. 발전업종과 조선업종이 유사점이 많다고 한다. 발전회사에서 조선업종 협력업체들을 조금만 코치하면 방향을 전환할 수 있다. 한국남동발전에서 이런 걸 한다더라. 이런게 모범적인 상생협력의 모델이라 생각한다.


-경제민주화 흐름 속에 기업이 나아가야할 방향은.

▲코로나19로 어려운 현 상황에서 어려움을 무릅쓰고 동반성장의 기반을 구축하는 기업은 성공할 것이다. 반면 단기 이익에 매물돼 협력업체들의 성장을 견인하지 못하거나 더 어렵게 만드는 기업은 경쟁에서 결국 낙오될 것이다. 개별 경제 주체로서는 당장 경영이 어려운데 협력업체까지 챙기라는 얘기라며 참 한가한 소리라고 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이런 상황에서 동반성장을 위해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는지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기업의 성공과 실패 여부가 달려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신자유주의의 폐해가 드러나고, 글로벌 체인에 균열이 생긴 현실이 이를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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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 김민진 중기벤처부장 enter@asiae.co.kr

정리 = 문혜원 기자 hmoon3@asiae.co.kr


문혜원 기자 hmoon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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