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체불·무급휴직 강요·해고 피해 사례 급증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부업까지 뛰는 직장인
전문가 "정부, 사회안전망 제도 개선해 기업·노동자 문제 해결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으로 근로자들이 무급 휴직과 연차를 강요받는 등 '직장 갑질'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으로 근로자들이 무급 휴직과 연차를 강요받는 등 '직장 갑질'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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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경영악화로 인해 급여삭감을 당했습니다.", "무급휴가 강요, 갑질 아닌가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 하면서 일부 회사에서는 경영악화 등을 이유로 근로기준법을 위반하며 이른바 '갑질'을 하는 기업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급휴직은 물론 임금삭감 등의 조치도 하고 있어, 근로자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직장인들은 생계유지를 위해 아예 부업까지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는 코로나19로 인해 기업과 근로자 모두 고통을 겪고 있는 만큼 정부가 나서서 이를 조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일부 기업에서는 직장인들에게 무급휴업이나 연차휴가를 강요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노동인권단체 직장갑질119와 공공상생연대기금이 최근(지난 4월) 전국의 만 19∼55세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와 직장생활 변화'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정규직은 5명 중 1명꼴(19.5%)로 무급휴업(무급휴가 또는 무급휴직)을 강요받았다고 답했다.

정규직의 경우 8.0%가 무급휴업을, 15.3%가 연차휴가 사용을 강요받았다고 응답했다.


코로나19 이후 인력감축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권고사직이나 부당해고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지난달 직장인 631명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이후 해고경험' 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직장인 가운데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해고 및 권고사직을 권유받은 비율은 전체의 68.1%에 달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해고를 당한 비율은 무려 30.2%로 조사됐다. 해고 경험자 10명 중 3명의 해고 시기는 코로나19 이후인 셈이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폭증으로 일부 기업들은 경역악화 등을 이유로 사실상 근로기준법을 무시하고 직장인들에게 인사이동 조처 등 불법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사진=연합뉴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폭증으로 일부 기업들은 경역악화 등을 이유로 사실상 근로기준법을 무시하고 직장인들에게 인사이동 조처 등 불법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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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 보니 직장갑질119는 지난달 사용자들이 코로나19를 핑계로 임금체불, 무급휴직 강요, 해고 등을 하면서 경영상 어려움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는 제보 사례(5~7월)를 공개하기도 했다.


직장갑질119는 갑질 사례를 공개하며 "코로나19가 월급을 반 토막 내고, 공짜로 야근을 시키고, 마음에 들지 않는 직원을 내쫓는 만능열쇠처럼 쓰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개 사례에 따르면 직장인 A 씨가 다니던 회사는 코로나19로 사정이 악화되자 지난 4월과 5월 급여를 평소의 60% 수준으로 삭감했다. 그러면서도 정상출근에 주 6일 근무를 요구했다.


권고사직을 거부해 부당 인사발령을 받은 근로자도 있었다. 병원에서 일하는 B 씨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악화를 이유로 지난 3월 무급휴가를 사용했지만 4월 메신저를 통해 '업무 마무리를 원한다'라는 말을 들었다.


B 씨는 이같은 병원 측의 권고사직을 수용하려 했으나, 자신의 자리에 채용공고가 난 사실을 알고 권고사직을 거부하자 지점으로 인사조치 됐다.


노동자의 동의 절차 없이 무급휴가를 강제 조치하는 사례도 있었다. 중견기업 산하 음식점 직원 C 씨는 "업장 운영은 계속되지만, 직원들이 돌아가면서 무급휴무를 사용하고 있다"라면서 퇴직 우려로 무급휴무에 동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급여 삭감 △주6일 근무 △강제 연차 소진 △퇴직금 or 실업급여 선택 △부당해고 등의 사례가 비일비재했다.


현행법상 회사가 사용자의 고의·과실로 휴업을 하면 회사는 휴업 기간에 임금 전액을 지급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고의·과실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직장인들은 코로나19 상황으로 취업도 어렵다 보니 회사의 갑질에 이의제기를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문제제기를 했을 시 돌아올 불이익이 걱정돼 현실적으로 고발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중소기업에 근무 중인 직장인 김모(27) 씨는 "얼마 전 회사가 식대나 성과급 등을 주지 않겠다며 문자로 통보했다. 코로나19로 회사 사정이 많이 나빠졌다지만 동의도 구하지 않고 일을 처리해 너무 화가 났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신고라도 해볼까 했지만 먹고 살길이 막막해 참았다"며 "주변 사람들에게도 물어봤지만 다들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들어서 그러니 참으라는 말을 하더라. 근로법에 어긋나는데도 참아야 하는 현실에 좌절감이 든다"라고 호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 소득이 줄어들은 직장인들이 투잡(Two Job·부업)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 소득이 줄어들은 직장인들이 투잡(Two Job·부업)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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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자 소득이 갑자기 줄어들어 생계유지가 어려워진 직장인들은 부업까지 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조사에 따르면 성인남녀 10명 중 5명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투잡을 이미 하고 있거나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고용 불안정, 수입원 부족 등 대부분 경제적인 이유가 원인이 됐다.


인크루트가 코로나 이후 아르바이트 구직 경험이 있는 응답자 159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직장인 22.1%가 '이미 투잡을 뛰고 있다'고 밝혔으며 '투잡을 고려하고 있다'는 답변은 44.7%였다.


이들이 투잡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로는 '(코로나19로) 본업의 소득과 수익이 줄어들었기 때문'(45.1%)이었으며, '부가수익이 필요해서'(35.4%) '현 직업 외 직무 경험을 쌓기 위해'(8.1%) 등이 뒤를 이었다.


전문가는 정부가 사회안전망 제도를 개선해 기업과 노동자 사이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기업의 자금 사정이 나빠져 근로기준법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근로자들 입장에서는 생계유지를 위해서도 이런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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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렇지만 사업주를 무작정 처벌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면서 "임금채권보장제 등 사회안전망이 있으나 제대로 작동 못하고 있다. 정부가 나서서 이를 보완하고 정비해 갈등을 조율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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