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개편안 잇따라…野 "성장률 반영, 정부가 정하라" 與 "임금위 격상"
[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여야 정치권이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잇따라 발의하고 있다. 야당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제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시각으로, 경제성장률 등 객관적 수치를 근거로 하고 정부가 직접 인상률을 제시해 책임성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여당에서는 대통령 소속 임금정책위원회로 격상시키고, 국회가 공익위원들을 추천하는 법안을 냈다. 압도적 다수 의석을 차지한 거대 여당의 역할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26일 국회에 따르면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은 현행 '근로자 생계비, 유사 근로자 임금, 노동생산성 및 소득분배율' 등으로 돼 있는 최저임금 결정 기준을 '평균임금상승률, 경제성장률, 물가상승률, 실업률 및 기업의 도산율'로 바꾸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전날 발의했다.
또 정부가 최저임금을 심의 요청할 때 인상률 의견을 제시하는 내용도 담았다. 현행 법은 최저임금위원회가 심의 의결한 안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결정토록 하고 있다.
윤 의원은 "정부의 최저임금 결정 과정 개입을 명시화하고, 위원회 회의록 전문을 공개해 책임성을 강화하며 국민들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고자 한다"고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또 "현 정부 들어 첫 2년간 30% 인상에 이르는 최저임금 폭탄으로 경제의 체질이 망가졌다"면서 "영세 자영업자·소상공인·중소기업 등의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고, 인력 감축 및 무인주문기 급증으로 근로자의 노동 안정성이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정복지정책연구부장을 역임한 경제학자 출신으로 "나는 임차인"이란 국회 5분 발언으로 주목받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앞서 권성동 무소속 의원은 아예 정부, 즉 고용노동부장관이 최저임금을 결정토록 하는 법안을 지난달 발의했다. 최저임금위원회 심의는 노사 의견을 듣는 절차로만 하자는 것이다. 권 의원은 지난 총선 전 통합당을 탈당해 당선됐다.
권 의원은 "정부는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 인선에 권한을 가지고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 암묵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도 심의 결과에 구속되어 최종 결정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아무런 설명할 의무와 정치적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역시 경제성장률과 최저임금이 물가와 고용에 미치는 영향 등을 결정 기준으로 삼고, 사업의 종류와 규모, 지역별로 최저임금을 정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런가하면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통령 소속 임금정책위원회로의 개편을 골자로 한 개정안을 지난 20일 발의했다. 고용노동부장관이 아닌 위원회가 직접 최종 결정하는 구조다.
위원회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의 적정 수준, 근로자의 임금 정책 및 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제 사회 정책 등을 포괄적으로 심의할 수 있는 안이다. 또 공익위원은 국회에서 추천하면 대통령이 임명 또는 위촉하는 내용을 담았다. 정부의 책임성을 높이고 정치권이 역할할 수 있는 통로를 넓히려는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은 "최저임금 결정의 전문성과 공정성을 높이고, 최저임금에 관한 결정을 근로자의 임금과 관련된 중요 정책 과정에 환류시키기 위해 최저임금위원회의 소속, 구성 및 기능 등을 정비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텀블러에 담아 입 대고 마셨는데…24시간 지난 후...
지난달 확정된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은 1.5%로 1988년 최저임금 제도 도입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문재인 정부 들어 2018년 16.4%, 2019년 10.9%로 2년 연속 두 자릿수 인상률을 기록한 뒤, 올해 적용 2.87%로 떨어진 데 이어 다시 하락한 것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