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왜 파키스탄 끌어안기에 나섰나'
2017년 이후 소강상태였던 중-파키스탄 경제회랑 사업 재추진
미국은 아프간 인프라 지원, 인도는 러시아와 관계강화로 中 견제
중-이란 가교…지정학적 중요성 부각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중국 정부가 2017년 이후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는 파키스탄 경제회랑(CPEC) 사업을 강하게 추진하며 다시 밀착하기 시작했다. 미국과의 패권경쟁에 인도와의 국경분쟁까지 거치면서 중국-파키스탄-이란으로 이어지는 경제ㆍ외교 공동체를 통해 인도를 포위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은 인도와의 동맹을 강화하고 아프가니스탄을 지원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파키스탄 일대는 미ㆍ중 간 군사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새로운 분쟁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과 파키스탄 정부는 최근 68억달러(약 8조1000억원) 규모의 카슈미르 지역 철도개발 프로젝트를 승인했다. 이 사업은 총사업비 620억달러로 알려진 CPEC의 일환이다. 이달 초 중국 정부는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카스에서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 사이에 건설 중인 '우호의 고속도로' 중 약 118㎞ 길이의 구간이 일부 개통됐다고 발표했는데 도로에 이어 철도망까지 구축하기로 한 것이다.
IMF 구제금융 실패에 경제난 가중
중국과 파키스탄이 경제적으로 밀착하기 시작한 것은 그동안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파키스탄은 2015년 중국에서 460억달러에 이르는 자금을 끌어왔지만, 갑자기 부채가 급증하면서 외화보유액이 바닥나는 사태에 직면했다. 2018년 10월 국제통화기금(IMF)에 12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신청했지만 해당 자금이 중국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미국의 우려에 IMF 구제금융 신청은 실패로 돌아갔다.
결국 파키스탄과 같은 이슬람 수니파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60억달러, 아랍에미리트(UAE)에서 30억달러를 긴급 지원받고 중국에서 20억달러를 추가 지원받기도 했다. 경제난이 가중되면서 파키스탄 정부는 중국에 경제회랑 사업 규모를 축소하겠다고 밝혀 지난해까지 대부분 공사는 지지부진했다.
이 사업을 기사회생시킨 건 중국과 인도 간 국경분쟁이었다. 앞서 6월15일 중국군과 인도군 수백 명이 국경지대에서 유혈충돌해 수십 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중국 정부가 CPEC 사업 추진에 다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미 매체 포린폴리시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달 이란에 4000억달러 규모의 송유ㆍ가스관 연결사업과 철도, 도로 등 인프라 투자에 나선다고 밝혔는데 양국 인프라 연결의 중간지역에 놓여있는 파키스탄과의 CPEC 사업도 덩달아 탄력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포린폴리시는 중국-파키스탄-이란 간 협력 강화로 역내에서 인도를 봉쇄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라고 분석했다.
인도, 미국 이어 러시아와 관계강화로 中-파키스탄 견제
포위당할 위기에 놓인 인도는 미국뿐만 아니라 러시아와의 관계 강화로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2018년 구매계약을 체결한 러시아 미사일방어체계인 S-400에 대한 납품을 앞당겨달라고 요구했다. 러시아는 공급시점을 내년 말에서 같은 해 1월로 앞당기기로 했다. SCMP는 러시아가 중국과 인도 간 대규모 유혈충돌이 일어난 직후 인도에 S-400 공급을 앞당긴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중국 정부가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인도에 S-400뿐만 아니라 미그-29와 Su-30 등 33대의 전투기도 수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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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중국과 파키스탄의 밀착관계가 강화됨에 따라 파키스탄과 국경을 마주한 아프가니스탄의 인프라 개발사업을 지원하며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 산하 아프간재건특별감사관실(SIGAR)이 집계한 2002년 이후 미국의 아프간 재건 투자비용은 1320억달러에 달했다. 지난달 25일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된 잘마이 칼리자드 미국 아프간 평화특사는 아프간 정부에 미국의 대외원조기관인 국제개발금융공사(DFC) 자금으로 인프라 건설을 지원한다는 내용의 제안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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