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국민연금 기금운용 감사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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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은 지난달 30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연금 관리실태'에 대한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5월 말 현재 국민연금 기금의 규모는 750조원에 이르고 있으므로 국민연금의 재정계산, 기금운용 등 전반전인 관리실태를 파악해 개선안을 마련하고 추진하는 것은 국민의 노후생활 안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주요 감사결과를 살펴보면서 몇 가지 사안에 대해 아쉽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감사원은 2018년 '제4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을 수립하면서 국민연금의 장기적인 재정안정을 위한 재정목표를 설정할 경우 급격한 보험료율 인상이 필요하다는 사유 등으로 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이 재정목표를 설정하지 않고 보험료율과 급여 조정방안만을 제시한 것을 지적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재정안정 여부 평가 불가, 장기 자산배분 전략 수립 곤란, 재정추계 결과의 신뢰성 저하, 장기 성과평가 곤란 등의 문제점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국민연금뿐 아니라 모든 공적기금은 장기적인 재정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명시적인 재정목표를 설정하고 기금과 관련된 가정을 바탕으로 자산부채 종합관리 분석을 시행해 중장기에 걸친 기금의 재정추계를 시행한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재정목표를 안정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목표수익률이 결정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적 자산배분과 기금운용 방안이 마련되고 실행된다.


제4차 계획에서 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이 이러한 점을 인지하지 못하고 합리적인 재정목표 없이 재정추계와 종합운영계획을 마련한 것은 아니다. 종합운영계획은 현재 국민연금제도의 기본적인 틀을 변경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재정추계와 제도 및 기금운용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그 결과 어떠한 합리적인 가정 하에서도 국민연금 기금의 규모가 증가하다가 급격히 감소하고 고갈된다는 전망은 바뀌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가 도출된 근본 이유는 저출산ㆍ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의 변화에 있다.

국민연금이 재정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선 급격한 보험료의 인상과 급여의 감소 없이 보험료 수입과 기금운용 수익이 국민연금 급여를 충분히 지급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춰야 한다. 저출산ㆍ고령화의 진행은 보험료를 납부하는 젊은 층 인구는 감소하고 급여를 받는 노령층 인구의 증가를 가져오기 때문에 1차적으로 국민연금 재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저출산ㆍ고령화는 또한 노동가능인구의 감소로 이어지므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저하할 것이다. 생산성 향상과 투자로 일부 보완할 수는 있으나 인구 감소에 따른 GDP 성장률 하락을 극복하기는 어렵다. GDP 성장률 저하는 이와 직접적으로 비례하는 국내자산의 운용수익률이 증가하는데 장애요인으로 작용해 기금운용 수익률의 제고 역시 쉽지 않을 것이다. 2018년 당시 재정추계를 하면서 재정목표를 설정하지 못한 것은 저출산ㆍ고령화 하에서 상당한 보험료 인상과 급여 감소 혹은 비현실적으로 높은 기금운용 수익률 없이는 어떤 합리적인 재정목표도 달성될 수 없다는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현재 국민연금의 목표수익률은 명목 GDP 성장률에 조정치를 가감해 결정된다. 이는 기금의 실질가치를 보존하는 수준의 수익률은 달성해야 한다는 논리에 근거하고 있으며 중장기 자산배분은 기금의 기대수익률이 적어도 목표수익률 이상을 얻을 수 있도록 결정되고 이에 따라 실제 기금운용이 시행된다. 물론 이 방식에서 목표수익률의 설정은 자의적인 측면이 있으며 감사원의 지적과 같이 합리적인 재정목표를 근거로 산출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달성할 수 없는 재정목표를 설정하고 이에 따라 과도하게 높은 목표 수익률이 정해질 경우 고위험-고수익이라는 투자의 기본원칙에 따라 기금운용은 과도한 위험을 부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국민연금 운용은 국민의 노후 보장을 위해 너무나 중요한 사안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은 계속 논의되고 추진돼야 한다. 감사원뿐 아니라 국민연금 운용의 이해당사자들의 지혜를 모아 장기적인 재정 안정을 달성하기 위해 제도 개혁 논의를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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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영 한국기업지배구조원장ㆍ연세대 경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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