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박형순 금지법' 남이 하면 사법농단, 내가 하면 사법개혁인가"
[아시아경제 민준영 인턴기자]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가 지난 15일 광화문 집회를 허가한 법원을 비판하며 해당 판사의 실명이 들어간 '박형순 금지법'을 발의한 가운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입법부에서 사법부의 판결이 마음에 안 든다고 그런 판결을 내리지 못하게 아예 입법한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냐"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사법부의 판결이 마음에 안 든다고 행정부에서 장난을 쳐서 일어난 사건이 이른바 사법농단 사건 아니냐. 이를 비판했던 것은 다 위선이었다는 말인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남이 하면 사법농단이고 내가 하면 사법개혁인가"라며 "법원에서 그런 판결이 내려졌으면 그건 디폴트 값으로 여기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헌법은 괜히 만들었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8·15 광복절 집회가 (코로나19 재확산의) 중요한 계기가 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게 아니었더라도 대량확산은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라며 "광화문 집회와 상관없이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는 확진자들은 광화문 집회의 기를 받아서 원격 감염된 것인가. 7월 말에 상황을 오판해 정부에서 교회 소모임 금지를 해제하는 등 성급한 완화조치를 취한 게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원인'이 자기들한테 있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으니 엉뚱하게 '범인'을 만들어 잡으려고 하고 있다"라며 "전광훈이야 잘못한 게 있으니 그렇다고 해도 애먼 판사한테 좌표를 찍는 건 또 뭐하는 짓이냐. 그게 민주당 차원의 바이러스 감염 방지 대책이냐"라고 꼬집었다.
21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 가짜 방역계엄령 규탄 기자회견에서 전광훈 목사의 변호인 강연재 변호사가 발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또한 진 전 교수는 '박형순 금지법'을 발의한 이 후보에 대해 "의원한테 굳이 이런 것까지 일일이 지적해줘야 하나"라며 "민주당에서 공천해 주기 전에 후보자들 대상으로 시험을 봐야 한다. 이 정권은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는다. 책임을 지지 못하겠다면 권한을 내려놔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21일 행정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광화문 집회를 허용한 재판부 부장판사의 이름을 딴 '박형순 금지법'이라 언급한 바 있다.
서울시와 경찰이 불허한 광화문 집회를 허가한 서울행정법원 박형순 부장판사 이름에서 비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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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소송법 개정안은 감염병법 및 재난안전관리법상 집회 제한 지역 등에서는 법원의 결정이 있을 때만 집회와 시위를 할 수 있도록 하고 법원이 관련 사건을 심리할 때 질병관리기관의 의견을 의무적으로 듣고 결정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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