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주 예측 못한 법원…유기치사 피의자 재판 중 '행방묘연'
검찰 "전국에 수배령, 출국금지 조치"…부인 선고도 연기

구속만 됐어도…생후 두 달 된 친딸 유기치사범, 8개월째 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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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생후 2개월 친딸을 사망하게 한 뒤 시신을 유기한 피의자가 재판을 받다 잠적했지만 수사기관이 8개월 넘게 소재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그의 도주 가능성을 예측하지 못한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판단이 이런 상황을 초래하는 데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월 불구속 상태에서 기소된 김모(43)씨는 그해 11월22일 예정된 1심 선고기일에 돌연 불출석했다. 법원은 곧장 김씨의 소재를 찾아달라며 경찰에 '소재탐지촉탁'을 보냈다. 그러나 같은 해 12월6일과 올해 1월31일에 열린 2~3번째 선고기일에도 김씨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재판부는 결국 선고기일을 무기한 연기했다.

애초 검찰은 기소 전 수사 과정에서 김씨와 그의 부인 조모(40)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관계자는 "사건의 중대성과 여러 정황을 따져 당시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됐다. 당시 기각 사유에 대해 서울남부지법 관계자는 "수사 단계에서 구속영장 심사 결과는 따로 저장하지 않아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에 검찰은 김씨의 신병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씨가 종적을 감추면서 부인 조씨에 대한 선고도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검찰 관계자는 "전국에 수배를 내리고 출국금지 조치를 하는 등 다방면으로 김씨를 추적 중"이라고 말했다.

김씨 부부는 사실혼 관계이던 2010년 10월 낳은 딸을 방치한 끝에 2개월 만에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 부부는 출생 신고조차 하지 않아 아이는 서류상으로 존재하지 않았고 사망 사실조차 당국에 알리지 않았다. 이렇게 묻힐 뻔한 사건은 7년 뒤인 2016년 조씨가 7년 만에 "죄책감이 들어 처벌을 받고 싶다"고 자수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경찰 조사에서 조씨는 아이가 숨진 뒤 시신을 포장지로 싸매고 흙과 함께 나무 상자에 담았다고 진술했다. 이 상자를 실리콘으로 밀봉한 뒤 수년간 집 안에 보관했지만 경찰 압수수색 당시에는 발견되지 않았다. 시신의 행방은 남편 김씨만 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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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내내 김씨는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하지만 검찰은 조씨 진술과 함께 9살짜리 딸이 "아빠가 상자를 보지 못하게 했다"고 한 진술, 김씨가 인터넷에 '시체유기'라는 단어를 검색했다는 점을 바탕으로 김씨에 징역 5년, 부인 조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각각 구형한 바 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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