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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국토부-산업부로 쪼개진 물관리, 홍수 피해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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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관리기본법' 있어도 무용지물
본류-지류-전력댐 등 관리 제각각
와중에 수공-기상청 네탓 공방

아시아경제DB=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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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이현주 기자] 최근 홍수와 집중호우에 속수무책으로 대규모 피해를 입은 가운데 환경부와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로 흩어진 댐 운영과 하천 관리 업무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전북 진안군의 용담댐 방류량을 급격하게 늘린 책임을 두고 환경부 산하 한국수자원공사와 기상청이 서로 공방을 벌이는가 하면, 환경부는 "4대 강 보는 홍수 예방 효과가 없다"고 밝혀 4대 강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13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2018년 정부는 물 관리 기능을 일원화하겠다며 수자원 기능을 국토부에서 환경부로 이관시켰지만, 댐ㆍ보 등 하천시설 관리와 물 관리는 부처마다 산재해 있다. 하천시설 관리 권한은 국토부, 물 관리 권한은 환경부에 있어 사실상 이원화된 상태다. 또한 전국에 1만여개의 댐이 있는데 이를 관리하는 주체도 제각각이다. 전력 댐은 산업부 산하 한국수력원자력이, 다목적댐과 용수 전용 댐은 수자원공사가 관리한다.

이처럼 부처별로 업무 영역이 세분화된 상황에서 홍수 등 재난이 발생했을 때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번 대규모 홍수 피해는 홍수 통제 기능이 과거 국토부에서 환경부로 넘어온 이후 처음 발생한 것이다. 최승일 고려대 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는 "강력한 집중호우를 감당하려면 물 관리를 위한 대책을 수립해 꾸준히 정비를 해왔어야 한다"며 "그런 예산과 정책에 우선순위를 두지 않았다가 지금에서야 잘잘못을 따지는 건 합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환경부도 물 관리를 위한 자체 조직 정비가 필요하다"면서 "물 관리의 일관성을 높이려면 상하수도, 수생태계, 수자원 등 물 관련 조직이 강화되고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상태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용담댐 방류로 금강물이 범람해 인삼밭이 침수됐다가 물이 빠진 충남 금산군 부리면 평촌리에서 9일 농민들이 보수 작업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용담댐 방류로 금강물이 범람해 인삼밭이 침수됐다가 물이 빠진 충남 금산군 부리면 평촌리에서 9일 농민들이 보수 작업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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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별로 업무가 흩어져 있다 보니 환경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못 하고 담당 기관 간에 '책임 떠넘기기'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용담댐 방류로 대규모 침수 피해를 본 충청권 4개 지역 군수는 12일 "용담댐 수위 조절 실패가 수해 원인"이라며 수공을 방문해 피해 복구와 보상을 촉구했다. 수공은 지난 8일 집중호우 때 용담댐 방류량을 늘려 초당 2900t을 내보냈다. 한꺼번에 많은 양의 물이 밀려오면서 하류 지역은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군수들은 8일 이전에 미리 방류해 용담댐 수위를 낮출 기회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수공은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예기치 못한 강우로 방류량을 늘릴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기상청 예보의 정확도가 떨어진 게 피해에 영향이 전혀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기상청의 예측 오차가 방류량을 늘리게 된 원인이라는 얘기다. 기상청은 다음 날 용담댐과 합천댐 일대에 내린 강수량에 대해 "적절한 기상 정보를 제공했다"고 반박 자료를 냈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주기상지청은 지난 6일부터 7~8일에 걸쳐 많은 곳은 300㎜ 이상 강수를 예보했다. 그런데 진안 지역은 7일 0시부터 오후 5시까지 215.0㎜의 비가 이미 내린 것으로 관측돼 기상청은 7일 오후 5시 '단기예보'를 통해 다음 날까지 이어지는 비의 강수량을 80~150㎜(많은 곳 250㎜) 이상으로 예보했다고 밝혔다.

한편 환경부는 2014년과 2018년에 조사된 내용 등을 토대로 "4대 강 보는 홍수 예방 효과가 없다"고 밝혀 4대 강 논란을 키우기도 했다. 섬진강이 4대 강사업에서 빠져 피해가 컸다는 주장에는 "500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폭우에 섬진강이 버티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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