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검사 "법무부 직제개편안, 철학적 고민 없다"
법무부, 직제개편 의견조회 진행… 공판부 기능 강화 및 확대 방안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법무부가 직접수사 부서를 대폭 축소하고 형사·공판부를 강화하는 내용의 직제개편안을 내놓자, 일선에서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개편안'이라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차호동(41·사법연수원 38기) 대구지검 검사는 지난 11일 밤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법무부의 공판 분야 직제개편안에 대해 "아무런 연구나 철학적 고민이 없이 만들어진 개편안"이라고 지적했다.
법무부는 전날 일선 검찰청의 차장검사에 해당하는 중간 간부가 맡아온 대검 내 주요 보직 4자리를 폐지하는 대신 형사부 업무시스템을 재정립하고 공판부 기능을 강화·확대하는 내용의 직제개편안을 대검에 전달, 의견조회를 요청했다.
차 검사는 법무부가 '1재판부 1검사 1수사관제' 추진 계획을 제시하면서 현재 공판검사실 업무 부담이 형사부에 미치지 못함에도 형사부 인력을 이관하는 만큼 형사부 업무 이관도 필요하다고 언급한 부분을 문제 삼았다.
그는 "공판검사실 업무 부담이 형사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어떠한 실증적인 데이터에 기반한 것인지"라며 "형사부보다 일이 적은 건 맞으니 형사부 업무로 보충해보자는 의견은 어떠한 철학적 고민의 산물인지 알고 싶다"고 지적했다.
이어 "형사부 인력을 이관하면 형사부보다 일이 적은 공판검사의 일이 더 적어질 테니 단순한 사건 수사로 보완하라는 발상은 끝없이 가벼운 생각의 한 단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검사 1재판부는 단순히 검사 1명이 맡는 2개 재판부를 1개로 줄이는 데서 출발해서는 안 된다"며 전문 공판검사 배치의 필요성이나 검찰 조서의 증거능력 제한 등 변화된 상황에 대한 고민이 담기지 않은 개편안이라고 주장했다.
형사부 검사실을 혐의 유무를 판단하고 공판에서의 입증 준비를 위한 활동에 집중하는 '공판준비형 검사실'로 개편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차 검사는 "조사자 증언 제도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경찰·검찰·법원의 깊은 이해가 있어야만 함은 물론 직제개편으로 바로 도입할 수 없는 제도"라며 "공판준비형 검사실 도입과 공판 환경의 근본적 변화에 따라 중장기에 걸쳐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공판부 구성을 고검검사급(단독공판검사실) 또는 고경력 검사와 평검사 중 저호봉 검사로 구성된 공판·기소부로 이원화하려는 안에 대해서도 "(공판부에) 저호봉 검사가 우선 배치되는 비선호 보직으로 인식됐는지에 대한 검토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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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차 검사의 글에는 "깊이 공감한다", "좋은 의견 감사드린다", "문제 제기에 동의한다" 등 50여개의 지지 댓글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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