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떨어지자 '백기' 든 트럼프…WP "트럼프 퇴각의 한 주"
코로나19 등 재확산하자 트럼프 재선 앞두고 강경입장서 선회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강경한 발언과 독불장군식 국정운영을 일삼아 왔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을 앞두고 지지율이 떨어지자 '백기'를 들며 경로를 선회했다.
2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후퇴의 한주 : 대통령, 코로나19가 통제 불능으로 급증한 가운데 방향을 바꾸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처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24~27일 플로리다 잭슨빌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대규모 현장 전당대회를 취소하는가하면, 코로나19 재확산이 심각한 주의 경우 가을 학기 개학을 연기해야하는 등 기존 입장에서 선회한듯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다섯번째 부양안과 관련해 급여세 인하가 들어가지 않으면 법안에 서명하지 않겠다고 강경한 자세로 나왔으나 공화당의 반대속에 결국 이를 철회했다.
WP는 "트럼프에게 이번 한주는 퇴각의 주였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동료 공화당 의원들의 저항과 대중적 반대에 직면해 다른 사람들을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도록 하는 대신 오랫동안 고수해온 입장을 굽혔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궤도 수정은 코로나19가 미국을 황폐하게 하는 상황에서 재선 캠페인을 부활코자 하는 와중에 이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맞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밀어붙이는 등 공화당을 장악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공화당이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급여세 감면안을 거부한 것을 두고 원심력이 확산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조기 경제활동 재개를 주장해온 보수 성향 경제학자이자 외부 경제 참모인 스티븐 무어는 WP에 "(법인세 감면 문제와 관련)뭐가 잘못된 것인지 아직도 파악 중"이라며 "이 현안에 대한 후퇴가 있었던 것은 틀림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급여세 감면을 진짜로 원했기 때문에 나로서도 좌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앞서 보건 당국자들의 계속되는 마스크 착용 권고에도 한사코 '노(No) 마스크'로 버티던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들어 '마스크 신봉자'를 자처하며 "마스크가 애국"이라며 180도 돌변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백악관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마스크 예찬과 잭슨빌 전대 취소를 '후퇴'로 규정하는 데 대해 동의하지 않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공화당 유권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으며 그의 최근 조치는 정치적 입지를 감안한 차원이 아니라 미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이뤄진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안전 논리'는 그동안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도 불구, 유세 재개 등을 밀어 붙여온 모습과 상충하는 것이라고 WP는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석 달 만에 대규모 유세를 재개한 바 있다. 이 유세 후 이 지역의 코로나19 발병은 확산했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후 바이러스가 자신의 예측과 달리 악화하고 있으며 많은 미국 국민들이 대규모 모임을 불안해할 수 있다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게 됐다고 한 전직 고위 당국자가 WP에 전했다.
대통령 역사학자인 더글러스 브링클리는 "트럼프는 '거대한 재설정(리셋)을 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뉴 닉슨'과 마찬가지로 이는 '뉴 트럼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WP가 전했다. '뉴 닉슨'은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전면적인 이미지 쇄신 차원에서 중도 이미지로의 탈바꿈을 꾀했던 대선 선거운동 전략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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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는 잭슨빌 전대 취소 결정 뒷얘기를 다룬 별도의 기사에서 참모들이 '전대 취소가 미국 국민의 건강에 대해 신경을 쓸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며 지지율도 제고시켜줄 것'이라며 정치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논리로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자신의 결단임을 부각하며 전대 취소를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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