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2020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내수 어느정도 회복됐지만
외부수요 급감하며 성장 압박
순수출 기여도 0.7%P→-4.1%P
설비·건설투자 성장률 마이너스 전환

100조+α 풀었지만 내수만으론 역부족…"연 성장률 최악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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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장세희 기자] 결국 우려가 현실이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초기에 충격이 컸던 내수는 어느 정도 회복됐지만, 이번엔 수출이 발목을 잡았다. 정부가 코로나19 이후 100조원이 넘는 돈을 풀었으나 향후 성장률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민간에 지원한 자금이 소비를 늘리는 효과는 분명히 있었지만, 대외 영향을 받는 수출이나 기업의 설비투자는 정부가 푼 돈으로 대응하긴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연간 성장률이 -0%대 후반에서 -1%대, 최악의 경우 -2%까지도 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결국 글로벌 기관과 투자은행(IB)들의 비관적인 전망치가 맞아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내수 살았지만 수출ㆍ투자가 발목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외환위기 이후 최악을 기록한 주된 원인은 수출이다. 내수 소비는 점진적으로 회복됐지만 외부수요가 급감하며 대외 의존도가 높은 국내성장을 크게 억눌렀다. 한국의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5% 수준이다.

한은에 따르면 2분기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4.1%포인트로, 1분기(0.7%포인트) 대비 큰 폭으로 줄었다. 내수 기여도는 -2.1%포인트에서 0.7%포인트로 플러스 전환했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주요수출대상국들의 이동제한 조치 때문에 자동차ㆍ스마트폰 등의 해외수요가 급감했고 해외공장들의 셧다운 사태로 가공중개무역도 크게 부진했다"고 말했다. 투자 역시 마이너스 전환했다. 박 국장은 "건설투자는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설비투자는 운송장비가 줄면서 각각 1.3%, 2.9%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내수소비 역시 개선되고는 있지만 예상보다는 부진했다. 박 국장은 "소비심리가 4월보다는 개선됐지만 고용지표가 계속 안 좋은 상황이라 가계의 소득여건이 악화했다"고 서비스업 개선세가 기대에 못 미친 이유를 설명했다.


정부가 푼 돈 100조+α 어디로

정부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100조원이 넘는 돈을 풀었다. 민간소비를 끌어올리고 성장률 하락 폭을 줄이는 데에는 역할을 했지만, 투자 등으로 이어지긴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14조원 규모의 긴급재난지원금은 민간소비를 늘렸지만, 국민들이 계획하지 않았던 소비까지 하는 효과를 줬을지는 의문이란 분석이다. 박 국장은 "6월 말 기준으로 85%(약 12조원) 가량의 긴급재난지원금이 소진됐는데, 민간소비에는 일부만 반영됐다"고 전했다. 다만 한은은 과거 정부가 현금지원을 했을 때보다는 소비를 끌어올리는 효과가 컸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긴급재난지원금 소진 기한을 못박았을 뿐 아니라 사용처도 한정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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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출 분야에서 봤을 때 정부의 성장기여도는 -0.3%포인트로 마이너스 전환하기도 했다. 이 부분 역시 정부의 돈 풀기와 관련이 있다. 추가경정예산(추경) 마련을 위해 정부가 직접 쓰는 돈은 줄이면서 GDP에 기여하는 정도는 줄어든 것이다. 정부의 추경 중 긴급재난지원금 등은 이전지출로 GDP엔 잡히지 않는다.


3ㆍ4분기 모두 3% 성장해야 연간 -0.2%

한은이 지난 5월 전망한 올해 성장률(-0.2%) 달성은 불가능해졌다. -0.2% 성장률을 달성하려면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3%(분기대비) 가량 성장해야 하는데 현재 상황에선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3, 4분기에 각각 1.8~1.9% 성장률을 기록하며 반등하면 연간 -1% 성장이 가능하다. 박 국장은 "앞으로 경기흐름을 좌우할 부분은 코로나19 진전 상황과 각국의 노력 등에 달렸다"며 "수출 외에는 정부가 얼마나 노력하는지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0년 2/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설명회에서 그래프를 이용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0년 2/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설명회에서 그래프를 이용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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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전문가들은 장밋빛 전망을 하긴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대외 요인으로 인한 수출을 인위적으로 회복시킬 수 없고,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돼야 가능한 이야기여서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앞으로도 좋아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며 "미국과 유럽 등의 경제가 어느 정도는 회복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 수출이 플러스 될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 비중이 25%, 많게는 27%까지 가지만 미국은 15%, 유럽은 10%내외로 합치면 대중국 수출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아무리 중국경제가 V자 반등을 한다 하더라도 미국과 유럽이 좋아지지 않으면 우리경제도 회복이 어렵다"고 전했다. 그는 "오히려 2분기보다 3분기가 더 악화할 수도 있다"며 올해 성장률을 -1%, 최악의 경우 -2%까지도 떨어질 수 있다고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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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흥 경기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상반기에 풀었던 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가 중요하다고 봤다. 김 교수는 "최근 일부 반도체나 바이오 기업 등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은 정부가 돈을 풀어서라기보단 민간에서 미리 투자한 효과"라며 "하반기부터 유동성이 어디로 흘러가는지에 달렸다"고 전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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