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날아 안동호에 26개 둥지 만들어
안동시, 서식시 보호 위해 인공섬 조성
천적 공격 이겨내고 성장…다시 호주로

안동호 쇠제비갈매기 50일 성장기…둥지 새끼 60마리 엄마따라 '훨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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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박동욱 기자] 올들어 안동시가 특별히 '쇠제비갈매기' 보호를 위해 조성한 안동호 인공 모래섬에서 지난 5월 하순께 태어난 60여 마리가 무럭무럭 성장해 호주 등으로 떠났다.


12일 안동시에 따르면 지난 1월 조류 전문가와 시의원, 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쇠제비갈매기 서식지 조성 추진협의체는 준비 작업을 거쳐 지난 3월말 전국 최초로 1000㎡의 영구적인 인공 모래섬을 조성했다.

지난해부터 안동호의 수위상승으로 사라지고 있는 기존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 호주에서 1만㎞를 날아와 4월에서 7월 사이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동남아 등 바닷가 모래밭에서 서식하는 쇠제비갈매기는 2013년부터 내륙 민물호수인 안동호 작은 모래섬에서 알을 낳고 새끼를 길러온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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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영구적인 인공 모래섬 조성으로 안정적인 종(種) 보존에 나선 안동시는 이곳에 드럼통 1800개가 떠받치는 330평 규모 인공섬을 만들었다. 인공섬의 바닥에는 160톤 마사토가 깔렸고, 홍수 방지를 위해 배수관 200개가 매설됐다. 인공섬 고정을 위해 2톤 무게의 닻 4개도 설치됐다.


인공섬이 조성된 지 2개월 만인 지난 5월22일, 처음으로 쇠제비갈매기 새끼가 탄생한 데 이어 총 26개 둥지에서 새끼 71마리가 태어났다. 이같은 출생과 성장과정은 태양광 발전으로 작동하는 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산란 이후 새끼가 성장하기까지는 험난했다. 대낮일 경우 쇠제비갈매기 부모 새들은 매, 왜가리, 까마귀 등으로부터 새끼 보호를 위해 수십 마리씩 집단으로 날아올라 그나마 천적을 퇴치할 수 있었다. 문제는 천적의 야간 침입이었다. 특히 바다가 아닌 내륙 특성상 '밤의 제왕'으로 알려진 수리부엉이(천연기념물 제324호·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의 출현은 새끼들에게 가장 큰 위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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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새끼가 태어난 지 2주쯤 되던 지난 6월14일 밤 9시30분, 안동호 쇠제비갈매기 인공섬에 올해 첫 수리부엉이의 침입이 있었다. 이후 5일 연속 수리부엉이의 집요한 공격은 계속됐다. 처음 인공섬 주위를 배회하던 수리부엉이는 미리 안동시가 설치한 은신처용 파이프(지름 12cm·가로 90cm) 속에 숨은 새끼를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관찰됐다. 하지만 은신처인 파이프에서 이탈한 일부 새끼는 결국 수리부엉이에게 잡아먹혔다.


다행히 아직 날지 못하는 새끼들은 은신처 파이프 속에 꼭꼭 숨은 상태여서 대부분 무사할 수 있었다. 안동시가 설치한 35개 파이프가 효과를 발휘한 덕분이다. 이같은 생사를 넘나드는 고비 끝에 태어난 새끼 71마리 중 61마리는 무사히 성체로 자라 호주 등으로 기약 없는 여행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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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시 관계자는 "태어난 곳에 다시 돌아오는 습성이 있는 쇠제비갈매기의 서식지 보호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면서 "기존 서식지를 더 확장하고 도산서원 등 안동호 상류와 연계한 생태관광 자원화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영남취재본부 박동욱 기자 pdw12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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