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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생명이야기]<192> 마지노선을 좀먹는 만성 염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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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생명이야기]<192> 마지노선을 좀먹는 만성 염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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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면서 세균이나 바이러스와 같은 병원체에 감염되거나 몸에 상처가 생기거나 독성 물질이 몸 안에 들어오는 일은 흔히 있는 일이다. 이럴 때 우리 몸의 세포들은 이를 면역시스템에 알리는 화학물질을 분비하는데, 면역시스템이 이러한 해로운 물질을 제거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이 염증이다. 염증은 이런 일이 생길 때 치유하기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필수과정인 셈이다.


염증은 실핏줄이 확장되어 손상된 부위에 피의 공급을 늘려주고, 세포에 혈액과 단백질의 공급을 늘려주며, 호중구라는 백혈구가 늘어나 병원체를 소화시키는 세 과정으로 몸을 치유한다. 염증이 피부에 생기면 붉어지고, 기능이 약해지며, 붓고, 열과 통증이 생기는 증세를 보인다. 이러한 염증은 급성 염증으로 대체로 며칠 지나면 세포와 조직의 치유가 끝나면서 증세도 함께 없어진다.

급성 염증은 염증 증세가 어느 정도 생활에 불편을 주지만, 염증의 원인이 되는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되거나 몸에 상처가 생기거나 독성 물질이 몸 안에 들어오는 것을 어느 정도 줄일 수는 있어도 모두 피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렇지만, 급성 염증은 존속 기간이 짧고, 낫는 과정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으며, 오히려 감사할 일이다.


만성 염증은 많이 다르다. 염증 가운데는 염증의 원인이 없어지지 않고 만성화되거나 백혈구가 정상세포를 병원체로 잘못 인식하여 공격하는 자가면역 질환으로 생기기도 하는데, 이러한 만성 염증은 갑자기 사람을 죽게 하지는 않지만, 그 증세가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고, 치유하기 어려운 다양한 만성 질환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만성 염증은 그 자체가 질병은 아니지만, 몸을 늘 민감한 응급상태에 놓이게 만들어 심장이나 뇌를 포함한 여러 장기를 지속적으로 손상시키기 때문에 수많은 만성 질환을 일으키는데, 이러한 만성 염증성 질환에는 생명을 지키는 마지노선을 무너뜨리는 치명적인 질병들이 많다.

혈관에서는 침전물(플라크)이 쌓여 혈전이 생기므로 동맥이 좁아져 죽상동맥경화의 원인이 되어 심장마비나 뇌졸중이 발생할 가능성을 높인다. 또한 각종 암과 알츠하이머병, 비만, 2형 당뇨병, 류마티스 관절염, 앨러지성 천식, 염증성 장질환, 만성 신장병,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만성 퇴행성 질환 등 대부분의 만성 질환의 주요 원인이 된다.


만성 염증성 질환은 전 세계에서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5명 중 3명이 뇌졸중, 만성 호흡기 질환, 심장 질환, 암, 비만 및 당뇨병과 같은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사망한다. 미국의 랜드 연구소(Rand Corporation)의 추정에 따르면 2014년 미국인의 60%가 하나 이상의 만성 질환을 앓고 있으며, 42%는 하나 이상을, 12%는 5가지 이상의 만성 질환을 앓고 있다.


만성 염증은 이처럼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복병임에도 어떤 약으로도 치료하기가 쉽지 않다. 흔히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와 같은 약물을 사용하는데, 이러한 약물은 어느 정도 통증완화 효과는 있지만, 근본적인 치유방법이 아니며, 특히 스테로이드성 약물은 면역 시스템을 망가뜨려 부작용이 매우 심각하다.


만성 염증의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만성 염증을 치유하기 위한 특별한 노력을 하지 않고 방치하기 쉽다.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자신의 몸에 만성 염증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지나치기 쉽고, 만성 염증의 위험성이잘 알려져 있지 않으며, 위험성을 알아도 약으로 잘 치유되지 않기 때문에 뾰족한 수가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만성 염증은 근본적인 치유 효과가 없는 약물에 의존하려 하지 말고, 급성 염증이 만성화되는 원인과 자가면역 질환의 원인을 제거하는 데서 답을 찾아야 한다. 몸 안에 준비되어 있는 면역시스템에 최고의 환경을 만들어 줌으로써 신바람 나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생명스위치를 켜는 친생명적인 생활(생명이야기 6편 참조)을 생활화하여야 한다.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공급할 수 있도록 통과일, 채소, 통곡식을 포함한 건강식으로 식사하되, 독성 물질이 몸 안에 생기거나 들어오는 일을 최소화하도록 설탕이나 포화지방, 소금, 알콜, 가공식품은 제한하여야 하며(33편), 금연, 적절한 운동(39편), 충분한 휴식과 잠(47, 48편), 그리고, 스트레스를 잘 관리(52편)하여야 한다.


김재호 독립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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