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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다이어리] 美 독립기념일 월식의 의미

최종수정 2020.07.05 13:47 기사입력 2020.07.05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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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서 독립기념일을 기념하는 불꽃놀이가 열리고 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뉴욕시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서 독립기념일을 기념하는 불꽃놀이가 열리고 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2020년 7월4일. 미국의 제 244주년 독립기념일이다. 미국 독립기념일은 정확히 따지면 독립을 쟁취한 날이 아니라 1776년 7월4일 13개 식민주 대륙회의가 독립선언문을 승인한 날이다.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한 것은 그 뒤인 1783년에서였다.


올해 독립기념일은 미국 건국 역사상 가장 심각한 위협인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공포 와중에 치러졌다. 예년과 달라진 독립기념일 풍경은 현재 미국의 자화상을 보여줬다.

독립기념일 연휴는 미국 최대의 명절로 여름 휴가 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출발점이다. 그런데 올해는 휴가의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가 들리지 않고 있다. 미 전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하루에 5만명 이상씩 발생하는 상황은 휴가라는 말을 꺼내기조차 어색하게 만들었다.


독립기념일을 상징하는 불꽃놀이조차도 전국 곳곳에서 상당수가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독립기념일 대표 불꽃놀이행사인 뉴욕 메이시스 백화점 불꽃놀이는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행사 시작 한시간 전에야 장소를 공지해야 했다.


해마다 독립기념일에 열리는 뉴욕 브루클린의 코니아일랜드 소재 네이턴스 핫도그 가게의 핫도그 많이 먹기 대회의 모습도 예년과 달랐다. 많은 관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야외에서 열렸던 것과 달리 올해는 실내에서 관객 없이 진행됐다. 참가자들 사이는 투명 아크릴 벽으로 차단됐다. 달라지지 않은 것은 최근 이 대회 우승을 독식해온 조이 체스넛이 10분동안 75개의 핫도그를 먹어치워 또다시 1위를 차지했다는 점이었다.

미국 독립 기념일인 4일 뉴욕에서 열린 핫도그 많이 먹기 대회 참가자들이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경쟁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독립 기념일인 4일 뉴욕에서 열린 핫도그 많이 먹기 대회 참가자들이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경쟁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예년이면 떠들썩했을 쇼핑몰, 식당, 극장, 공연장, 각종 스포츠 경기장 등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이번 독립기념일은 축제라기 보다는 또다른 공포의 확산 계기로 우려된다. 미국내에서 최근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있는 것은 5월말 메모리얼 데이 연휴가 계기였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당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희망했던 부활절 경제활동 재개는 실패했지만 한달뒤인 메모리얼 데이에는 전문가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주가 경제활동 재개를 시작했다.


그 결과는 한달뒤 폭발적인 코로나19 감염 재확산으로 돌아왔다. 연휴 이후 하루 5만명 이상의 신규 환자가 발생했다는 학습효과는 독립기념일을 계기로 또다시 코로나19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왔다.


물론 지금의 감염 확산은 코로나19에 대해 무방비상태에서 벌어진 지난 3~4월 상황과는 다르다는 진단이 지배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비판적인 뉴욕타임스도 테스트 확대와 의료진의 대응력 개선, 감염 연령층의 변화 등으로 치명률이 낮아지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공포에 더해진 사회적 갈등도 이번 독립기념일의 의미를 갈아먹는 요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에는 10여년간 열리지 않던 러시모어산의 대통령 얼굴상 앞에서의 불꽃놀이를 부활시키면서까지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이후 불거진 인종차별과 관련된 대통령 상 제거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4일에도 또다시 극좌 세력의 책임을 공격하고 나섰다.


코론나19의 공격은 그동안 애써 드러나지 않던 미국의 약점을 속속 수면위로 끌어올려냈다. 이 약점을 극복해내는 것은 미국인들의 책임이다.


마침 이번 독립기념일 저녁 하늘에는 또다른 이벤트가 열렸다. 지구의 그림자가 보름달을 가려버린 월식이다. 예로부터 월식은 불길함의 상조였다. 하필 올해는 미국 독립기념일에 월식이 발생했다.


이번 월식을 반전의 계기로 만들 것인지, 불길한 징조의 신호탄으로 만들지는 오롯이 미국인들의 행보에 달려있다. 그 행보를 전세계 인들은 주목하고 있다. 미국이라는 나라의 위상에 걸맞는 행보를 보여주기를 기대해 보고 싶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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