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 기자간담회

[일문일답] 이주열 "주택가격 우려…물가목표제 대안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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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저물가 상황에서 물가안정목표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적 통화정책 체계를 모색해 나가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이 총재는 25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 발표 후 기자간담회에서 "물가안정목표제를 대체할 정책체계에 관해 이론적 논의만 무성한 가운데 구체적 해법에 대해선 아직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저성장·저물가 기조에 대응해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정책금리를 낮은 수준으로 운용해 왔고,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통화정책을 확장적으로 운용하면서 주요국 기준금리는 실효하한에 근접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각국에선 인플레이션 억제에 초점을 맞춘 현 물가안정목표제를 저물가 상황에서도 계속 유지해 나가는 것이 적합한지에 대한 글로벌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그는 "마땅한 대안이 없다 보니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현 물가안정목표제를 유지하는 가운데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높이기 위해 양적완화(QE), 마이너스 금리, 수익률곡선관리(YCC), 포워드가이던스 등과 같은 다양한 정책수단을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정책수단들은 과거에는 비전통적인 수단으로 인식됐지만 세계 경제가 장기간에 걸친 저성장·저물가를 겪으며 차츰 일반적 수단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한국은행도 대안적 통화정책 체계를 국제 논의를 참조해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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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물가수준목표제, 평균물가목표제 등 대안적 방안 중 어떤 방식이 한국에 적합하나.

▲물가수준목표제는 말 그대로 어떤 절대적 레벨을 목표로 하는 스킴(Scheme)이고, 평균물가목표제는 일정기간동안 상승률의 평균을 달성하는 개념이다. 두가지 대안의 장점은 경제주체들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목표에 상당히 강하게 안착된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이 두 제도 모두 단점은 예기치 못한 충격으로 어느 한 시점에 물가 수준이 목표를 이탈했을 경우 되돌리려면 급격한 정책변화가 필요하고, 그러다보면 통화정책 안정성이 유지될 수 없고 실물경제에 영향을 주고 경기 변동을 오히려 더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로서는 현행 물가안정목표제의 미흡한 점을 보완해가는데 주력을 하고, 국제적 논의에 동참해 물가안정목표제를 대체할 수 있는 그런 통화정책 체제를 모색하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씀드리겠다.


-실질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아 소비·투자가 위축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실질금리를 내리려면 더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써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추가적으로 완화할지 여부는 코로나19의 전개 상황, 그리고 그것이 국내외 금융경제에 미치는 영향, 또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신중하게 판단해 나갈 계획이다. 실질기준금리가 하나의 참고지표임에는 분명하지만 판단할때는 시중 유동성상황 등 여러 지표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게 옳다고 본다. 최근 시중 유동성은 민간신용 증가를 바탕으로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참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별로 경기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실질금리 절대 수준을 국가별로 비교해 통화정책 적절성 여부를 평가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우리나라 현재 실질금리는 0%초반에서 -1%초반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실물경제 제약하지 않는 수준으로 보고 있다.


-경기회복 지원을 위한 완화적 통화정책이 투자와 소비로 이어지지 않고 주식·부동산 등 자산가격 상승만 초래하고 있다는 우려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

통화정책 완화적으로 유지했는데, 지금까지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의도했던 효과를 거둔 것으로 저희들은 평가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런 완화적 기조 상황에서 그간 진정 기미를 보였던 주택가격이 다시 오름세를 보이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 저희들이 우려의 시각으로 현재 바라보고 있다. 그렇지만 최근의 경기, 물가 상황을 고려해볼때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불가피한 만큼, 자산 가격을 포함한 그런 금융시장의 불균형 위험은 거시건전성 정책을 일관성있게 추진해나가면서 대처하는 것이 낫다고 보고 있다. 지금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정부의 정책 의지가 매우 강한 만큼 저희들이 앞으로 정책의 효과, 그에 따른 시장의 움직임을 저희들이 주의깊게 살펴보도록 하겠다.


-대규모 유동성이 물가 상승압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시는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미국이라든지 유로 지역 등 주요국이 대규모 양적완화를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물가상승압력 크지 않았는데 대부분 금융권에 초과지준형태로 머물러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선 상당한 규모 유동성이 민간섹터에 직접 공급됐다. 앞으로 이제 경제활동이 본격적으로 재개되고 수요가 빠르게 회복될 경우에는 확대 공급된 유동성을 적극적으로 환수하지 못할 경우 물가 상승 압력 작용 가능성이 있는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코로나19가 진정된다 하더라도 경제구조, 경제주체의 행태가 바뀐다. 부채가 늘어났고 저축유인이 확대됐기 때문에 수요 회복 더딜 것으로 본다. 또 온라인 거래의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기업의 자동화, 무인화 등이 가속화되면서 물가상승압력을 누르는, 억누르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물론 유동성만 놓고 보면 상승 압력 작용하겠지만 그밖에 억누르는 요인이 있기 때문에 코로나 진정된 이후에도 저물가 기조가 상당기간 이어지지 않겠느냐 말씀드렸다.


-최근 저물가 기조는 '디플레이션'이 아닌 '디스인플레이션'이라고 표현한다. 이 경우 어느정도 저물가 기조가 이어지더라도 큰 문제는 없다고 봐도 되는지

▲코로나19 확산 이후 소비자물가상승률이 급격하게 둔화된 데에는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측 요인의 물가압력 약화, 거기 더해서 국제유가 하락 같은공급측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이 사실이다. 상품 서비스 전반에서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의미의 디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다만 경기 회복이 생각보다 상당히 지연된다거나 할 경우, 그래서 저인플레이션이 생각보다 더 지연된다고 하면, 일반 경제주체의 기대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주고, 또 추세적 물가 흐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 점에 대해서는 유의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중장기 기대인플레이션, 추세 인플레이션과 같은 그런 물가의 기류적 흐름을 저희들이 주의깊게 살펴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날 성장률 전망을 추가 하향조정했다. 한국은행의 당초 전망치 중 최악 시나리오 현실화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할 상황인 것 같은데.

지금 시점에서 보면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세의 진정 시점이 저희들이 봤던 것 보다는 조금 더 늦춰지는 게 아닌가 그렇게 판단을 하고 있다. 당초 저희는 확산세가 진정되면 경제활동이 재개될 줄 알았는데, 확산세 진정되지 못하고 있지만 경제활동은 점차적으로 순차적으로 재개하면서 디커플링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렇게 보면 기본 시나리오에서 크게 벗어난 것은 아니지 않느냐 조심스럽게 판단하고 있다. IMF는 사회적 거리두기 오래 갈 것으로 보고 전망치 하향조정했는데 저희들이 볼 때는 충격 정도를 약간 과다하게 하지 않았나 하는 그런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저희들이 볼때는 한달 전 전망하고 한달의 경과를 보면 그때의 전망치를 수정해야 할 만큼 큰 여건 변화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물론 이것도 코로나19 전개 상황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서 올해 전망치가 또 어떻게 될 가능성이 있지만, 그 한달간의 상황 변화를 지켜볼 때는 지난달 전망치를 그렇게 바꿀 만큼 뚜렷한 변화가 있는 건 아니라고 말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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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이 정책목표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단독검사권을 확보하고, 금융안정을 담당하는 부총재 자리를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총재님의 생각이 궁금하다.

▲금융안정 책무 효율적으로 수행하려면 정책수단 확충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구체적인 어떤 내용은 관계기관간의 협의, 그리고 또 법개정이 필요한 사항이기 때문에 시간을 갖고 논의해 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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