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이 피해자를 위해 있어야죠" 안인득, 사형에서 무기로…시민들 '분통'
'방화살인' 안인득, 사형에서 무기징역형으로
시민들 "반성 기미 안보여...감형 있을 수 없는 일"
전문가 "국민들 악질범죄자 석방 가능성 불안감"
[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22명의 사상자를 내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진주 방화살인사건' 피고인 방화 살인범 안인득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무기징역을 선고하면서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잔혹한 살해를 저지른 살인범인 만큼 법정 최고형에 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는 조현병 환자에 대한 사법부의 보호주의가 강하다고 지적했다. 다른 나라의 경우 처벌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형사1부(김진석 부장판사)는 24일 안인득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항소심 공판을 통해 검찰의 의견서와 안인득의 항소이유서 등을 제출받아 증거조사와 함께 양측의 최종 변론을 들었다.
검찰은 안인득이 자신과 갈등 관계에 있던 아파트 주민만 공격하는 등 철저하게 계획한 의도가 보인다며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특히 의사분별이 없는 상태의 범행이 아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안인득은 지난해 4월17일 오전 4시25분께 경남 진주시 가좌동 한 아파트 4층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른 뒤, 계단으로 대피하는 주민들을 상대로 흉기를 마구 휘두른 혐의(현주건조물방화·살인 등)를 받고 있다. 이날 안 씨 흉기 난동으로 5명이 숨졌다.
안인득 변호인 측은 "안인득은 궁핍한 생활을 해왔으며, 조현병 진료를 받다가 중단됐고 의사결정 능력이 저하된 심신미약 상태로 극심한 피해망상과 분노가 발생해 범행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정신감정 결과 등을 미뤄볼 때 피해망상과 관계망상이 심각해 정상적인 사고를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잔혹한 범행이지만 사물 변별능력과 의사결정 능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기 때문에 형을 감경해 무기징역을 선고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또 "이웃이 괴롭힌다 등 피해망상과 관계망상이 범행 동기가 된 것으로 보이며 사건 당시에도 조현병이 있었다"며 "검찰 측에서 주장한 범행의 계획성과 준비성은 심신미약 상태와 충돌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문제는 이 같은 흉악범죄에 대한 판결이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데 있다.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한 사건임에도 정신적 문제를 이유로 감형하는 것은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는 국민적 요구에 반한다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감형 소식을 들은 시민들은 "감형이 말이 되냐", "범죄자 살기 좋은 곳이 대한민국", "매번 피의자만 위하는 판결에 화가난다" 등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시민 A(55) 씨는 "오랫동안 학대를 받아 정신적 고통을 안고 산 사람이 학대를 가한 가해자를 우발적으로 죽였다면 심신미약이겠지만, 안인득 사건은 아예 다른 문제다"라면서 "아이를 포함해 5명이 죽은 사건이다. 심지어는 반성하는 모습도 없는 범죄자의 말을 들어주는 게 말이 되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서는 판사들에 대한 국민 삼진아웃제를 시행하자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같은 지적은 앞서 청와대 국민청원에서도 나온 바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국민 정서에 어긋나는 판결을 하는 판사들을 걸러주십시오', '판사들 자질을 재심하는 법이나 독립기구를 만들어주세요' 등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전문가는 국민들은 악질범죄자의 석방 가능성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 교수는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국민들 정서와 맞지 않는 판결이 나온 것은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고 사실 꼭 같아야 한다는 보장도 없다"라면서도 "다만 살인과 같은 악질범죄를 저지른 위험한 범죄자들이 석방 가능성이 있다는 것에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무기징역은 기한이 정해지지 않은 형으로 가석방제 등으로 출소가 가능하다. 이것이 안인득의 경우에도 적용될 수 있어 문제"라며 "미국의 경우 주마다 사형이 있거나 없는 경우로 나뉘는데 사형제가 없는 주는 누진형을 통해 이를 보완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범죄자가 저지른 각각의 범죄마다 형기를 더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180년 형을 선고하는 등 엄한 처벌이 내려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입법을 통해 법을 바꿔나가야 이러한 문제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라고 제언했다.
다른 나라 사법 체계의 경우 처벌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전문가 지적도 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24일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이번 사건은 조현병이 있다고 해도 의사결정 능력이 없는 상태로 특정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이 아니다. 영미권 국가 같으면 조현병이 있더라도 형사책임을 물을 만한 케이스다"라면서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그런 전례들이 많지 않고, 정신병 또는 정신질환에 대해 굉장히 보호주의적 입장을 취한다. 사형선고를 조현병 환자에게 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 재판부의 고민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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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우리나라의 경우 무기징역은 종신형이라고 보기 힘들다. 무기징역이라고 하더라도 25년 정도 수감생활을 하면 대부분 출소하는 경우가 많다"며 "문제는 (안인득의 경우) 5명은 살해했는데 사형선고가 나오지 않는 초유의 사태가 나올 수 있겠다. 이런 부분이 형사 정책을 운영하는 분들이 예의주시하는 사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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