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최악 충격시, 기업 절반이 이자 못 갚아"
한국은행 '2020년 6월 금융안정보고서'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연중 내내 이어질 경우 번 돈으로 이자도 못 갚는 기업들이 전체 기업의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나타났다. 최악 시나리오를 가정한 결과이긴 하지만 정책 지원을 하면서도 기업 구조조정 등 체질개선을 동반해야 위기를 오래 버틸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이 급증하면 결국 금융기관 부실로 번질 수 있어서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6월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충격이 연중 내내 지속된다는 최악 시나리오를 가정했을 때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 비중은 50.5%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32.9%)엔 3곳 중 1곳이 이자를 감당하기 어려웠다.
기업들의 평균 이자보상배율도 지난해 말 3.7배에서 1.1배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이라는 것은 한 해의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다는 뜻이다. 자기자본대비 부채비율도 최악의 경우 88.8%에서 93.1%까지 급증할 전망이다. 부채비율이 200%를 넘는 기업도 40.5%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항공, 숙박음식, 해운 등 코로나19 타격이 큰 업종들의 유동성 부족도 문제다. 기본 시나리오 가정시 유동성 부족규모는 30조9000억원,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면 54조4000억원까지 부족할 수 있다. 이중 한계기업들의 유동성 부족규모는 약 30%다.
빚더미에 앉은 가계도 문제다. 분석결과 실업 증가폭이 외환위기 수준에 이를 경우 45만8000가구가 1년도 버티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들의 경우에도 코로나19 직후와 같은 매출 충격이 지속되면 30만1000가구가 1년을 넘기지 못한다. 김소영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들이 이자를 갚을 수가 없게 되면 파산이 이어질 수 있다"며 "가계의 경우 특히 자영업자가 문제인데, 주택담보대출까지 받은 일부가 위험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금융시스템의 전반적인 안정 상황을 나타내는 금융안정지수(FSI)는 1분기 중 위기단계까지 올랐다. FSI는 지난 4월(22.3) 위기단계에 이르렀다가 이후 하락해 현재 18.0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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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SI는 금융안정 상황에 영향을 미치는 은행ㆍ금융시장ㆍ대외ㆍ실물경제ㆍ가계ㆍ기업 등 6개 부문의 20개 월별 지표를 표준화해 0~100으로 표시한다. 정상(8 미만), 주의(8~22), 위기(22 이상)로 구분된다. FSI가 위기 단계로 들어섰던 때는 외환위기(1996년 12월~1999년 3월, 최고치 1998년 1월 100)와 금융위기(2008년 9월~2009년 6월, 2008년 12월 57)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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