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수난시대]①늘어나는 동물학대 잔혹범죄

서울 관악·마포서 길고양이 연쇄살해
절단된 사체 일부 '전시'하듯 늘어놓기도
지난해 동물보호법 위반 973명
2015년 264명 대비 3.7배 증가

길고양이[사진=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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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송승윤 기자] 지난달 22일 서울 관악구 난곡동에서 고양이 사체 한 구가 발견됐다. 고양이는 복부가 훼손된 채 처참한 모습으로 죽어 있었다. 이 고양이는 당시 새끼도 임신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달 30일 관악구 신사동의 한 주차장에서도 오른쪽 뒷다리가 훼손된 새끼 고양이가 죽은 채 발견됐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신체적 고통을 준 흔적이 역력했다.


같은 달 마포구 일대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토막 난 고양이 사체가 잇따라 발견된 것이다. 절단된 사체 일부는 공개된 장소에 보란 듯 놓여 있기도 했다. 시민들로부터 마포구 일대에서 벌어진 고양이 살해 사건을 제보 받은 동물보호단체 카라 관계자는 "절단 부위가 말끔하고 혈흔도 전혀 없어 다른 동물에 의해 (사체가) 잘렸다고 보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경찰은 전담수사팀을 꾸리고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 잇따른 범죄가 동일범의 소행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1인 가구 증가 등 사회적 변화가 반려동물 전성시대를 이끌고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1500만명에 달한다는 보고도 있다. 그만큼 주변에 많아진 반려동물을 혐오하고 학대하는 부작용도 이 사회가 해결해야 할 새 과제로 떠올랐다.


실제 동물 학대 범죄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경찰청에 따르면 전국 경찰관서에서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인원은 2015년 264명에서 2016년 331명, 2017년 459명, 2018년 592명 등 매년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973명이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검찰에 넘겨졌다. 5년 사이 3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마포구 일대에서 발견된 아기 고양이 사체./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제공

마포구 일대에서 발견된 아기 고양이 사체./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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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동물을 학대해 죽게 할 경우 최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내려질 수 있다. 2018년 3월 이후 강화된 처벌 기준이다. 이전에는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졌다. 동물보호법은 동물을 죽음을 이르게 하는 경우 외에도 동물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불필요한 신체적 고통과 스트레스를 주는 행위, 굶주림과 질병 등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거나 방치하는 행위 등을 모두 동물 학대로 규정한다.

그러나 이런 학대 행위가 실제 처벌로 이어지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같은 기간 구속 상태에서 기소된 피의자는 3명, 실형으로 이어진 것은 4건에 불과하다. 지난해 전북 군산에서 길고양이의 머리 부분을 화살로 쏴 실명하게 한 40대 남성은 최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같은 해 고양이 두 마리를 연쇄 살해한 50대 남성도 수원지검에서 벌금 500만원에 약식기소됐다. 다만 법원은 사안이 무겁다고 판단해 그를 정식 재판에 넘겼고 최근 징역 4개월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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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관계자는 "동물 학대 혐의로 일단 입건되더라도 피의자에 대한 구속 수사 등 강력한 대처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형량이 낮은 데다 명백히 학대로 볼 수 있는 경우가 아니면 법을 적용하기 애매한 경우도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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