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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아르헨티나 채무 재조정 협상 시한이 다섯번째 연장됐다. 역대 아홉번째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놓인 아르헨티나 정부가 블랙록 등 채권단과 연일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한 채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다. 협상이 교착상태에 놓인 가운데 당초 디폴트만은 막아야한다고 한목소리를 내던 양측 간에 갈등의 골이 점차 깊어지고 있어 시장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 다섯번째 미룬 협상 시한…무엇 때문에 그러나? =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정부는 전날 민간 채권자들과의 채무 재조정 협상 시한을 다음달 24일까지로 한 달 더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아르헨티나 정부가 650억달러(약 79조원) 규모의 채무에 대해 재조정안을 채권단에 제시한 이후 다섯번째 시한을 연장하는 것이다. 이번에 아르헨티나 정부가 디폴트 선언을 하게 되면 1827년, 1890년, 1951년, 1956년, 1982년, 1989년, 2001년, 2014년에 이어 아홉번째가 된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채권 이자 지급일인 지난달 22일에 이자 지급을 하지 못하면서 역대 아홉 번째 디폴트 사태를 맞닥들였다. 이후 채권자들은 소송에 나서는 대신 협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지만 정부와 채권단 간 간극이 좁혀지지 못하며 협상 시한이 계속해서 늦춰지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네번째 협상 시한은 19일까지였으나 한번 더 미뤄진 것이다. 주요 채권단 3곳 중 2곳은 공동 성명을 내고 대화 지속 의지를 밝혔다.


양측이 이처럼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이유는 채무 재조정 조건 때문이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당초 3년간의 상환유예와 함께 채무 379억달러에 대한 62% 이자 삭감, 원금의 5.4% 탕감을 제안했다. 채권단은 곧바로 이를 거부했고 이후 채권 규모에 따라 달러당 회수 조건을 놓고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정부 측은 50센트에 향후 수출 규모에 따라 추가 우대조건을 제공하겠다고 했으나 블랙록을 비롯한 주요 채권단들은 55~57센트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서로 공격 나선 아르헨 정부 vs. 채권단 = 문제는 양측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당초 아르헨티나 정부와 채권단은 디폴트 상태만은 막아야한다는 메시지를 잇따라 내왔다. 다만 최근 협상이 교착상태에 놓이고 아르헨티나 정부가 변화를 보일 기미가 줄어들자 채권단 측에서 실망감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법적 조치를 포함해 모든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메시지까지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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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채권단 두 곳은 연장이 결정된 19일 공동 성명을 통해 "아르헨티나는 협상 성과에 장애물을 만들고 분열을 유발하려 했다"면서 "양측이 합의에 근접한 시점에 아르헨티나가 협상테이블을 떠났다"고 비난했다. 이 중 한 곳은 아르헨티나 정부가 경제적 어려움에 대응할 수 있도록 충분한 재정적 여력을 두게끔 제안서를 다시 줬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반면 아르헨티나 정부는 "채권단의 요구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가뜩이나 심각한 경제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더욱 경제적 타격이 커지면서 채권단이 요구하는 사항을 책임지고 지킬 수 없는 상황이란 것이다. 정부 측에서도 국제통화기금(IMF)에 새로운 구제금융을 요청하는 안을 포함해 모든 가능한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서두를 필요가 없다면서 결국 협상을 하게 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타임스에 따르면 그는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2005년 채무 재조정을 1년간 진행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제 2~3개월 (협상을) 진행해왔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걱정하는 것보다 계속해서 협상을 진행해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양측이 협상을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의견은 유지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보고서를 통해 "보다 건설적인 발언들로 협상이 이어졌으면 더 좋았겠지만, 채무 재조정이 교착상태를 맞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며 "양측 모두 이 정도 이견으로 협상을 깨서 좋을 게 없다"고 밝혔다. 협상이 깨질 경우 양측이 모두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협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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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위기까지 겹친 아르헨…경제 타격 더 클 듯 = 아르헨티나는 디폴트 위기 뿐 아니라 코로나19 확산이라는 난제도 맞딱들인 상황이다. 지난 19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060명 발생하면서 발병 이후 사상 최대 규모로 환자가 증가했다. 현재 코로나19로 인한 누적 확진자 수는 3만9570명이다. 최근 중남미 국가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대응의 필요성이 커졌다.


기네스 곤잘레스 가르시아 아르헨티나 보건부 장관은 아르헨티나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이달 말, 다음달 초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인구 밀집 지역과 빈촌 등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더욱 피해가 커지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당국은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더 극적인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 상태다.


코로나19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록 봉쇄 조치 등이 시행되면서 경제는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아르헨티나 경제성장률은 올해 '마이너스(-)' 6.5~10%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2018~2019년 역성장을 기록한 아르헨티나 경제가 코로나19와 디폴트 위기라는 악재가 겹친 만큼 올해는 더욱 타격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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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페소화 환율은 19일 달러당 69.7950페소를 기록,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벤치마크인 메르발지수는 지난 18일 협상이 교착상태에 놓였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뚝 떨어졌다가 협상 시한 연장 소식이 전해진 19일 7.8% 오르며 4만선을 회복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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