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소방수' 이동걸 산은 회장 "연임? 남은 임기 최선 다할 뿐"
임기 9월까지…연임설 나돌자
"불확실한 상황 모든 능력 발휘"
"주어진 일에 집중해야 할 때"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최고경영자(CEO)의 책무는 임기 마지막 날까지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 하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경제위기가 한국 산업계의 '대동맥'인 국가기간산업마저 뿌리째 흔들면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기업 지원을 위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는 이가 있다. 바로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 수장인 이동걸 회장이다. 유동성 위기에 빠진 두산중공업과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대주주 포기설까지 나돌고 있는 쌍용자동차까지 잇달아 긴급 구조요청(SOS) 신호를 보내면서 그는 코로나19 장기화 속 꼬일대로 꼬인 기업 위기의 실타래를 풀고자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그런 이 회장이 갑작스레 'CEO론'을 들고 나와 눈길을 끈다.
산업은행은 전일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최근 주요 이슈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미리 취합했던 질문들에 대한 담당 부행장의 답변 이후 깜짝 등장한 이 회장은 이날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먼저 그는 "코로나19 사태로 금융지원이 얼마나 필요할지 경제가 언제 회복할지 아무도 모르는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도 각종 자금 집행이 최대한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임직원들이 밤을 새워가며 할 수 있는 모든 능력을 다 발휘하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이렇게 할 일이 많은 상황이고 주어진 일만 전념해도 시간이 부족한데 본인의 임기에 대한 말들이 왜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표했다. 2017년 9월 취임한 이 회장의 임기는 오는 9월까지다. 남은 임기가 3개월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우조선해양은 물론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M&A) 문제도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기업 위기라는 문제 해결의 연속성을 위해서 그의 연임설 관측도 불거지고 있다.
이 회장은 "주어진 임기의 마지막 날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CEO"라며 "그게 선관주의의무(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이고 중요한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남은 임기 동안 본인의 임무만 신경쓰겠다고 했다. 또 "그 다음에 대해서는 생각할 필요도 없고 생각지도 않고 시간도 없다"고 3번이나 '없음'을 반복했다.
또 본인의 연임설로 산은의 업무에 차질이 빚어질까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이 회장은 "임기는 본질이 아닌 문제"라며 "이 같은 이슈로 인해 산은 역할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이어 "미래먹거리를 창출하기 위한 스타트업 지원도 열심히 하고 있지만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면서 "현재도 충분히 피곤하다"고 연임설에 선을 그었다.
기업들에 대한 거침 없는 쓴소리도 이어졌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조건 원점 재검토를 서면으로 요구한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해서 이 회장은 "무슨 60년대 연애하는 것도 아니고 만나서 하면 된다"며 일침을 날렸다. 그는 "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호신뢰로 아직까지 현산을 신뢰하고 있다"면서 "현산도 내가 어딨는지 알고 있으니 언제든지 찾아오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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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의 지원을 요청하고 있는 쌍용자동차에 대해서는 '생즉필사 사즉필생(生卽必死 死卽必生ㆍ죽으려고 하면 살 것이고, 살려고 하면 죽는다)'라는 이순신 장군의 말을 인용하며 "쌍용차가 살려고만 하고 진지하게 모든걸 내려놓고 고민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 회장은 "돈만 넣으면 기업을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라며 "노사가 모든 걸 내려놓고 진지하게 협의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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